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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속옷 이어 임신 지수까지?… FT "경제 불황 직전 임신 건수 감소"

중앙일보 2018.02.26 14:45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BER)이 임신 건수가 경기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픽사베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BER)이 임신 건수가 경기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픽사베이]

 “경제 불황이 오고 있다는 근거를 찾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여성이 임신했는지 세어보십시오.”
 

美 NBER, 출생과 경기 상관관계 분석
"임신은 경기에 대한 낙관 수준 반영"
"출산율 감소가 불황의 선행지표 기능"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 세 번의 경제 위기 직전 임신 건수가 뚜렷이 감소했다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니엘 헝거만 미국 노트르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 연구팀은 1989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의 1억900만건 출생 데이터를 이용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기, 2000년대 후반 출산율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경기 수축이 시작되기 최소 6개월 전부터 임신 건수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예측이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의 금융위기 전에도 임신이 줄었다는 것은 놀랍다고 밝혔다.
 
 2006년과 2007년 상반기 사이 임신 건수는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6개월 뒤 경제 생산 측면에서 비슷한 감소가 있었다고 FT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누구도 위기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했다. 초기 몇 개월간 많은 기업주는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확신했다”며 “출산 통계는 다른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임신과 출산 추이는 소비자신뢰지수나 세탁기, 자동차 등의 고가 제품 구매 추이 등 다른 경기 지표들보다 빠르게 경기를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 연구자인 케이시 버클스 노트르담대학교 교수는 “아이를 갖는 것은 개인이 미래를 얼마나 낙관하는지 그 수준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FT는 “경제학자와 투자가들은 불황이 언제 올지 이해하기 위해 출산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NBER의 새로운 연구 결과”라며 “이전 연구들이 출산율이 어떻게 경기 순환을 뒤쫓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 연구는 출산율 감소가 불황의 선행지표라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출산율과 국내총생산량(GDP) 추이. [FT 캡처]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출산율과 국내총생산량(GDP) 추이. [FT 캡처]

 
 과학적으로 상관관계를 찾기는 어렵지만, 경기를 진단하고 미래 경기를 전망하기 위한 비공식 지표는 시대마다 있었다. 립스틱, 치마, 속옷, 기저귀 등이 대표적이다. 
 
 2001년 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의 레오나르도 로더 회장은 불황일 때 립스틱처럼 낮은 가격으로 사치를 즐기기에 적당한 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다며 이른바 ‘립스틱 효과’를 주장했다. 값비싼 화장품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화장 효과가 잘 드러나는 립스틱이 여성 사이에서 더 잘 팔린다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남성 속옷 판매와 경제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덩달아 남성 속옷이 잘 팔린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온라인 매체 콰르츠는 실제 10년간 미국 경기 등락 추이와 미국 대표 속옷회사인 하네스의 속옷 매출이 비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대표 속옷 회사인 하네스는 남성 속옷 판매와 경기 등락이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콰르츠 캡처]

미국 대표 속옷 회사인 하네스는 남성 속옷 판매와 경기 등락이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콰르츠 캡처]

  1926년 미국 경제학자 조지 테일러는 치마 길이와 경기 변동 간 관계를 보여주는 ‘헴라인 지수’를 발표했다. 호황기에 여성들이 실크 스타킹을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짧게 입는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반 기저귀보다 비싼 팬티형 기저귀 판매가 늘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는 기저귀 지표를 소개하기도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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