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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우리’를 생각했던 평창의 태극 전사들

중앙일보 2018.02.26 08:26
왼쪽부터 심석희, 이유빈, 김도겸, 임효준, 정재원, 이승훈. 연합뉴스, 오종택 기자

왼쪽부터 심석희, 이유빈, 김도겸, 임효준, 정재원, 이승훈. 연합뉴스, 오종택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이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인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겨울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여기에는 개인전보다는 단체전에 주력하면서 ‘나’보다 ‘우리’를 생각한 선수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라인’ 김예지·이유빈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왼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 시상대에서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왼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 시상대에서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최강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라인’ 김예지(19·평촌고)와 이유빈(17·서현고)은 한국의 6번째 계주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의 주축은 심석희와 최민정, 김아랑이지만 계주는 4명이 타야 한다. 이유빈과 김예진은 계주에만 출전하며 남은 한자리를 제대로 채웠다.  
 
이유빈은 여자 3000m 계주 예선에서 넘어진 탓인지 금메달을 딴 후 언니들에게 안겨 눈물을 쏟아냈다. 이유빈이 “메달 따게 해준 언니들이 감사하다”고 하자 최민정은 “네가 딴 거야”라고 화답했다. 김예진은 “첫 올림픽인데 언니들이 많이 끌어줬다. 들어오기 직전까지 긴장 많이 안 하려고 노력했다”며 언니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넘어진 동생을 위로한 김도겸
22일 5000m 계주가 끝나고 주저앉은 임효준(왼쪽)과 그를 위로한 김도겸(오른쪽) [연합뉴스, 뉴스1]

22일 5000m 계주가 끝나고 주저앉은 임효준(왼쪽)과 그를 위로한 김도겸(오른쪽) [연합뉴스, 뉴스1]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0m 결승, 한국팀은 네 팀 중 4위로 골인했다. 레이스 초반 선두에서 출발했지만 20여 바퀴를 남기고 임효준(22·한국체대)이 넘어지고 말았다.  
 
경기를 마친 후 한동안 괴로워하는 임효준에게 다가와 그를 위로한 건 김도겸(25·스포츠토토)이었다. 개인전 1500m 금메달·500m 동메달을 딴 임효준과 1000m에서 동메달을 딴 서이라와 달리 김도겸은 계주에만 출전했다. 1번 주자로 초반 좋은 레이스를 이끌었지만 노메달에 그친 그가 가장 아쉬웠을 수 있다.  
 
그러나 우는 임효준을 달랜 김도겸은 경기 후에도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주는 것이라는 걸 한 번 더 알게 됐다. 처음부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며 “이런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자국에서 개최한 올림픽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승훈의 든든한 조력자 정재원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이 우승한 뒤 정재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이 우승한 뒤 정재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승훈(30·대한항공)이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데엔 13살 어린 정재원(17·동북고)의 도움이 컸다. 정재원은 중후반까지 후미 그룹을 이끌며 선두 그룹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고, 이승훈은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정재원은 이날 마지막에 힘이 빠져 8위로 골인했다.  
 
그러나 정재원은 “승훈이 형 덕에 제 역할을 다한 것 같아서 홀가분하게 올림픽을 즐기면서 끝낼 것 같다”며 “내가 힘이 빠져 뒤로 처진 뒤에는 승훈이 형이 얼마나 잘 달리고 있는지만 지켜봤다”고 웃었다. 그는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어였다고 말하고 싶다”며 “나도 다음에는 주력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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