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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재판 ‘데칼코마니’ 박근혜 검찰 구형 27일 나온다

중앙일보 2018.02.26 03:00
2017년 11월 15일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17년 11월 15일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27일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강요하는 등 21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농단 핵심 피의자들 중 혐의가 가장 많다. 법원 안팎에서는 검찰이 최소 징역 25년 이상의 구형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리 보는 박근혜 재판’ 최순실은 징역 20년 선고
최순실씨가 2월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월 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씨가 2월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월 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최순실(62)씨의 1심 선고는 ‘미리 보는 박근혜 재판’이라고 불렸다. 두 사람의 재판을 같은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서 담당하는 만큼 1심의 판단 논리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11개가 최씨와 일치하는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중형 선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실제 이 11개의 혐의 중 삼성 관련 뇌물 인정액수가 특검의 기소(433억원)보다 줄어든 것(72억원)을 제외하곤 모두 유죄가 나왔다. 두 사람의 ‘일치 혐의’를 제외하고 최씨가 단독 범행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포레카 강탈 미수,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후원 강요 등 5개로 최씨의 양형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들이다. 최진녕 변호사는 “재판부도, 혐의도 모두 일치하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 재판’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면죄부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며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어떻게든 상급심에서 결과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관계로 보는 재판부의 시각도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지난 13일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며 “국정농단 사태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放棄)하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과 지위를 사인(私人ㆍ최순실)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 국정을 농단한 최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박근헤 전 대통령(왼쪽)과 최순실씨. [중앙포토]

박근헤 전 대통령(왼쪽)과 최순실씨. [중앙포토]

결심 공판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검찰의 논고(의견 진술)→검찰 구형→변호인단 최종변론→선고 일자 결정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보통 변호인단의 최종변론이 끝난 뒤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최후진술’이 이어지지만 박 전 대통령은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최후진술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데 재판부는 이에 앞서 서류증거 조사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된 서류 분량이 방대해 검찰은 증거 조사에만 3시간 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거조사와 휴정(점심 식사)이 끝나면 본격적인 결심 공판은 오후 3시나 돼야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의 논고는 약 30분, 변호인단의 최종변론은 2시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여 재판은 오후 6시쯤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3월 말 1심 선고…‘추가 기소’ 재판도 진행 중
27일 결심 공판이 끝나면 재판부는 1심 선고를 위한 심리에 돌입한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이 국정농단 사태의 ‘집대성’이라 불릴 만큼 재판 기록 등이 방대해 1심 선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법원 안팎에선 4월 초쯤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일반적인 재판에선 결심 공판 뒤 한 달 전후로 선고가 내려지지만 이 재판은 검토할 내용이 많아 더 미뤄질 수 있다”며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이 4월 16일 만료되는 만큼 그 전에는 무조건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재만(왼쪽),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재만(왼쪽),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면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들의 1심 선고도 모두 마무리된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각각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수수, 공직자ㆍ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국고 등 손실)로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 돈을 기치료, 주사비용,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활동비 및 휴가비 등으로 지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활비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고 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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