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감동과 논란 속 막 내린 올림픽 … ‘평창의 평화’ 이어가야

중앙일보 2018.02.26 01:31 종합 30면 지면보기
가슴 벅찬 17일이었다. 자신의 한계와 싸운 선수들의 노력, 정정당당하게 승패를 가르고 그 결과에 승복하며 경쟁자와도 악수하는 멋진 스포츠맨십이 빛났다. 남북단일팀 등 정치적 논란과 함께 막 올린 평창 겨울올림픽은 정치논리가 침해할 수 없는 스포츠정신, 인간승리의 의미를 일깨우며 마무리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부터 30년, 그간 한국 스포츠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의 변화와 성장을 보여 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선수들의 선전, 스포츠맨십 빛난 평창올림픽
북한의 평화 공세로 스포츠의 정치화 논란도
평화올림픽 정신 ‘포스트 평창’ 과제로 남아

25일 폐막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5개 등 총 17개의 메달로 종합 7위에 올랐다.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빙속뿐 아니라 썰매·컬링·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선전했던 덕분이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4인승에선 아시아 최초의 메달을 땄다. 스키(스노보드)는 올림픽 출전 58년 역사상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여자 컬링팀은 동화 같은 스토리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필생의 라이벌로 금·은메달을 나눠 가진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포옹하는 장면은 스포츠의 진정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올림픽은 기간 중 수많은 사회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올림픽이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한국 사회를 읽는 프리즘 역할을 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결정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스포츠정신과 개인을 희생하라는 정부에 2030 젊은이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젊은 세대의 대북 인식 변화도 드러났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팀이 보여준 ‘최악의 팀워크’는 페어 플레이를 기대하는 관중의 실망을 샀다. 그 뒤에 빙상연맹의 고질적인 파벌싸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비판이 커졌다. ‘평화올림픽’이냐 ‘평양올림픽’이냐 논란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선전했고, 관중들도 경기 자체를 즐기며 선수들의 투혼을 아낌없이 응원했다.
 
문제는 올림픽 이후다. 스포츠 내적으로는 올림픽 시설이 경기 후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방안, 비인기 종목에 대한 반짝 열기 아닌 지속적인 투자 등이 필요하다. 올림픽을 치르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일부 해외 도시처럼 돼서는 곤란하다. 여자 팀추월 팀처럼 고질적인 파벌싸움으로 어린 선수들이 희생양이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체육계의 악습도 끊어내야 한다.
 
스포츠 외적으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합의 분위기가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에는 남북 단일팀 결성과 북한예술단·응원단 파견, 김여정·김영철 방남 등 여러 정치적 카드가 동원됐다. 북핵이라는 상존하는 위험을 애써 눈감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측에 끌려다닌다는 비판과 함께 남남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림픽 후 한반도의 진정한 긴장완화가 없다면 ‘평창의 평화’는 북한의 위장 공세에 불과했음을 우리는 직시하게 될 것이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