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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파주 통일대교서 밤샘 농성 … 홍준표 “김영철 개구멍으로 들어와”

중앙일보 2018.02.26 01:15 종합 4면 지면보기
김태영

김태영

25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90여 명과 당원 500명이 모였다. 이들은 대형 태극기와 함께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하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마이크를 잡은 홍 대표는 “김영철이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방한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통일대교를 피해 군사도로인 전진교를 이용해 서울로 들어간 것을 가리킨 말이다.
 

오늘 청계광장 집회, 체제전쟁 선포
천안함 때 국방장관이던 김태영
“김영철이 주범 아니란 건 난센스”

한국당은 김영철 방한이 결정된 후부터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3일 오전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고, 24일 오후 7시부터 통일대교 남단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털모자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도로에 앉아 점거농성을 주도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은 격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연방제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군 철수가 필수불가결한 의제가 되고 국가보안법은 폐기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한·미 동맹을 와해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뻔히 알면서도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냐 김정은의 친구냐”고 따졌다. 김영철 일행이 전진교를 이용한 데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어처구니없게도 군 기밀인 작전도로를 주적인 북한에 알려 줬다”며 “국방위를 소집해 책임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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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규탄 국민대회’를 열고 대여투쟁의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과의 체제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념 이슈를 제기해 와해된 보수진영을 결집시키고 당내 결속력도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면담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정부는 김영철에게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부터 요구하는 게 순서”라며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김영철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계획이 있다면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한국당의 점거농성에 대해 “평창올림픽 폐막일에 보여준 자유한국당의 작태는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반발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한국당의 행위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훼방 놓기 위한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태영 “천안함 폭침 김영철 한 게 뻔해”=천안함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태영 전 장관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폭침은 대남 전략을 총괄하는 당시 정찰총국장 김영철이 한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김영철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그가 주범이 아니라는 건 난센스”라며 “북한을 직접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명확히 못한 것일 뿐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이 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측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도 김영철이 군사회담을 위해 방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군사회담에서 만나는 것은 적과 적으로 만나는 것이고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건 서로 친구가 되자는 건데 차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안효성·김준영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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