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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은 매우 거친 2단계” 북 “어떤 봉쇄든 전쟁 간주”

중앙일보 2018.02.26 01:1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가운데)이 25일 오전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를 관람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관중석에서 이 경기에 출전한 자국 선수 네이선 웨버의 딸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방카는 이날 오후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가운데)이 25일 오전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를 관람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관중석에서 이 경기에 출전한 자국 선수 네이선 웨버의 딸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방카는 이날 오후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역대 최대 규모 대북제재를 발표한 뒤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매우 거친 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제재·압박이 북한을 완전한 비핵화 합의로 이끌지 못하면 2단계, 군사옵션 사용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트럼프 ‘초강력 해상 차단’ 발표 뒤
효과 없으면 군사옵션 사용 시사
올림픽 중 자제하던 발언 수위 높여
북 “미국 담력 있다면 안 말릴 것”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재무부가 석탄·석유 등 북한의 해상 밀수에 연루된 선박 28척을 포함한 56개 대상을 무더기 제재한 뒤 나왔다. 이날 오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정확히 그 카드를 사용할지 모르겠다. 두고 봐야 한다”며 “(이번) 제재가 효과가 없다면 우리는 2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단계는 아마 매우 거친 것일 수 있으며, 세계에 매우 불행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관련 발언은 1월 2일 트윗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의 ‘핵 단추’ 언급에 “내 핵 버튼이 훨씬 크고 강력하며 작동도 한다”고 한 뒤론 처음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이 열린 뒤론 수위를 자제해 왔다.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 언론의 제한적 군사공격 옵션인 ‘코피 전략(Bloody Nose)’ 보도를 “완전한 오보”라고 부인한 게 대표적이다. 대신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전화통화도 할 수 있다며 북·미 대화에 개방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가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리는 순간에 강력한 대북 제재와 함께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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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근본적으론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앞두고 있는 데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게다가 북한이 김여정 특사를 보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도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거부한 데 대한 압박 차원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며 그 기회를 틈타 핵무력을 완성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미 천안함 폭침 제재 대상(2010년 행정명령 13551호)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폐막식에 파견해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데 대한 대응 측면도 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중앙일보에 “김영철 파견은 한국에 대한 계산된 모욕이자 남남 갈등을 불러일으킬 의도”라고도 지적했다.
 
23일 미 재무부 제재는 단독 제재론 역대 최대 규모다. 북한 19척, 홍콩 6척, 파나마 2척 등 선박 28척, 북한·중국·대만·싱가포르 등 27개 해운사와 북한의 석탄·석유 밀수를 도운 대만 기업인 한 명이 포함됐다.
 
대북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트윗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돕고 있는 중국 은행들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미국이 여전히 펀치를 자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국무부와 해안경비대가 참여해 북한의 해상 밀수에 대한 국제 감시, 경보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포함해 해상차단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국들과 불법 거래 의심 선박에 대해 공해상 추적은 물론 나포 및 압류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 해안경비대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파견하는 것까지 고려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25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 어떤 봉쇄도 우리에 대한 전쟁행위로 간주할 것이며, 미국이 정말로 우리와 거칠게 맞설 담력이 있다면 우리는 굳이 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전수진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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