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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자리로 청년을 꿈꾸게 하자

중앙일보 2018.02.26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일본에는 ‘단카이(團塊, 덩어리)’라 불리는 세대가 있다. 1947~49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보다 10년 정도 앞선다. 단카이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나서며 일본은 2000년대 초반 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대란을 겪었다. 청년 실업률이 2003년 10.2%까지 치솟으며 ‘취업빙하기’라는 말이 나왔고,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들을 일컫는 ‘프리타(free+arbeite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랬던 일본의 청년실업률이 최근 4.7%까지 떨어졌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중요한 것은 단카이 세대의 은퇴, 에코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완료 등 인구구조의 변화다.
 
지금 우리의 상황을 살펴보자. 지난해 말 기준 우리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9%를 기록했다. 구직을 포기한 청년 등 숨은 실업자까지 감안하면 실제 체감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더 높다. 인구구조로만 보면 청년들의 취업사정은 당분간 나아지기가 쉽지 않다. 에코붐 세대가 계속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취업이 절박한 25~29세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1년에는 367만 명으로 그 정점을 기록하고, 2022년부터 점차 감소해 2030년에는 263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문제는 앞으로 3~4년이다. 수많은 청년들이 전쟁 같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여건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지 못하면 국가의 미래도 없다. 대통령이 청년실업 문제가 국가재난수준이라고 언급하며 특단의 대책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먼저 전기·자율차, 사물인터넷 가전, 에너지신산업 등 5대 신산업을 중점 육성하여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 당장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도 중요하다. 산업부는 2월 22일 부산에 이어 26일 광주, 27일 서울에서 ‘청년 희망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38개의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중견기업 240개, 에너지 공기업 21개 등 총 317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2월 졸업시즌을 맞이한 청년들에게 좋은 취업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청년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우리도 머지않아 청년 취업난이 아니라 청년 구인난을 걱정하는 시기가 다가올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준비하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모두의 책무다.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를 통해 다시 꿈꾸고, 반짝이는 청춘으로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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