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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승리 예감

중앙일보 2018.02.26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8강전> ●퉈자시 9단 ○안국현 8단
  
10보(133~155)=퉈자시 9단의 비장한 승부수를 맞이한 안국현 8단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마지막 고비가 될 자리다. 여기만 잘 넘기면 승리는 순순히 안국현 8단의 품 안으로 굴러들어올 것이다. 그는 어떻게 위기를 넘길 것인가.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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퉈자시 9단은 135로 짚으며 다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여기서 백은 137의 자리를 얌전히 이어두는 게 정수. 이렇게 두면 생으로 두 집을 손해 보지만, 더이상 판이 복잡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선 가장 안전하고 단순하게 바둑을 정리할 수 있는 수순이다.
 
하지만 안국현 8단은 끝까지 기세를 포기하지 않았다. 136으로 역류하며 상대의 뜻을 거슬렀다. 137로 끊겨 한 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아프지만, 상대의 뜻대로 순순히 두지는 않겠다는, 그들만의 승부 호흡이다.
 
참고도

참고도

갈등이 고조되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나 싶을 찰나, 찬물을 끼얹는 수가 나왔다. 바로 퉈자시 9단의 139. 만약에 '참고도' 흑1, 3으로 지켰다면 바둑은 좀 더 길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흑이 나태하게 139를 두는 바람에 백이 140, 142로 하변을 돌파해버렸고, 최후의 반격은 모두 물거품이 돼버리고 말았다. 안국현 8단은 142로 적진을 통쾌하게 관통하는 순간, 승리를 예감했다고 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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