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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큐 트럼프 … 버핏, 감세정책 덕에 작년 31조원 더 벌었다

중앙일보 2018.02.26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워런 버핏

워런 버핏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88·사진)이 ‘트럼프 감세’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24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으로 지난해 290억 달러(약 31조원)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세웨이 70조 수익 중 44%
주주 연례 서한서 트럼프 비판 안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순익은 650억 달러(약 70조원). 이 가운데 회사 운영으로 인한 수익은 360억 달러이고 나머지 290억 달러가 세법개정으로 발생한 추가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말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버핏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법인세 축소는 세원 부족을 야기해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비판했는데, 막상 자신이 감세정책으로 큰 수혜를 본 것이다. 이번 연례 서한에서 감세정책에 대한 비판은 보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160억 달러(약 125조원)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넘치는 자금을 더욱 생산적인 자산에 재배치했을 때 우리의 미소가 더 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풍족한 현금을 지난해 대규모 기업인수에 사용하고 싶었지만 적절한 가격에 환상적인 기업 후보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매 광란(Purchasing Frenzy)’으로 인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저리로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이 풍부해 거래에 목말라한 기업 경영자들의 투자를 부추겼다”면서 “낙관적인 기업 구매자들에게 가격은 거의 무관한 것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연례서한에서 버핏 회장이 과대평가된 주가를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해 역시 기업인수는 주요 사업이다. 버핏 회장은 “수익 증대를 위해 한 건 이상의 대규모 인수가 필요하다”며 “합리적 가격의 거래를 찾는 것이 도전”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인수할 때 빚을 내지 않는 전통에 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당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들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은 비정상적이라고 믿고 있다”라면서 “50년 전부터 투자자들이 우리에게 돈을 맡긴 이유는 부채에 의존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그는 “당신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적고, 고꾸라지는 장세에서 별다른 위협이 없다손 치더라도 매일매일 올라오는 불길한 헤드라인과 암울한 전망은 당신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라며 “부채는 마음을 혼란하게 만들어 신중한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라고 덧붙였다.
 
투자의 90%가량을 미국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미국의 경제적 토양은 여전히 비옥하다”라고 언급했다. 또 “주식이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면 장기적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덜 위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의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취해야 할 덕목도 제시했다. 버핏 회장은 “기회를 잡는데 엄청난 정보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공포심이나 광분을 유발하는 군중심리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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