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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더 빨리, 더 심하게 나빠지는 어린이 시력

중앙일보 2018.02.26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새 학년이 되면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기를 준비한다. 부모의 준비 사항 중 하나가 아이의 건강 챙기기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부모는 아이의 학습과 관련한 건강 정보에 관심이 많다. 관심도가 높은 만큼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시력에 관한 정보가 대표적이다.
 
 시각은 오감 가운데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데 대뇌피질의 절반 이상이 관여한다. 즉 시각은 대뇌의 작용이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시각도 발달한다. 대부분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어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시력이 1.0 수준으로 발달한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정상 시력을 얻기 위해 안경이 필요할 수 있다. 안경을 착용하면 흔히 시력이 나빠졌다고 하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눈에 굴절 이상이 생긴 것이지 아이의 대뇌 기능이 떨어져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시력(나안시력)은 나빠질 수 있는데, 안경 착용 후 시력을 측정하면(교정시력) 대부분 괜찮다. 하지만 1~4%의 아이는 여러 원인으로 인해 선명한 시자극을 경험한 적이 없어 교정시력이 덜 발달하기도 한다. 이를 약시라고 한다. 이 연령대에 시력이 나쁜 건 대부분 약시가 있을 때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안경을 착용하는 건 대부분 근시 같은 굴절 이상 때문이다. 안경 교정이 필요한 정도의 근시가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학동기 근시’라고도 부른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진행하는 특성 탓에 부모는 자녀의 눈이 계속 나빠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더욱이 근시 진행에는 환경적인 요소가 영향을 많이 끼친다. 요즘 아이들은 근거리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환경에 자주 노출돼 있어 근시의 발생과 진행이 빨라지고 있다. 과도한 근거리 작업 때문에 일시적으로 근시가 생기는 가성근시가 나타날 수 있다. 잘 안 보인다는 아이의 말만 듣고 섣불리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 안과에서 가성근시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가성근시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가 잘 안 보인다고 말하는 이유가 약시 때문인 건 아닌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약시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정상 시력으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발견이 늦으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4세 때 하는 안과 검진 시기를 놓쳤다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꼭 안과 검사를 받도록 한다. 필요하다면 안경을 착용해 안경에 익숙해진 후 입학하는 것이 좋다.
 
 근시가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굴절교정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밝은 조명에서 학습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엎드리거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떨어져서 보고 30분마다 5분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근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문의 칼럼 아주대병원 안과 정승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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