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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렸다” 여신도 폭행 뒤 암매장한 교주… 징역 30년

중앙일보 2018.02.24 08:45
경찰이 사이비 교주에 의해 살해된 뒤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된 피해자 B씨의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뉴스1]

경찰이 사이비 교주에 의해 살해된 뒤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된 피해자 B씨의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뉴스1]

 
자신을 ‘살아있는 하나님’이라 주장하며 여신도를 수 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이비 교주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4일 부산지법 제7형사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같은 교회 신도로부터 A씨의 부모와 알게 된 피해자 B(57·여)씨의 여동생은 A씨 아들이 이른바 ‘기적을 행하고, 영적인 능력이 있는 살아있는 하나님, 성령의 사람’이란 말에 현혹돼 A씨의 부모 집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며 유대관계를 쌓아갔다.
 
이후 여동생의 소개로 자신의 남동생과 함께 A씨를 만나게 된 B씨는 수차례 설교를 듣고 결국 A씨를 주님으로 섬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부터 경북 영주시의 한 원룸에서 자신의 여동생과 A씨 부모와 함께 하숙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설교 도중 B씨와 B씨 여동생의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을 경우 “귀신에 들렸다”며 무차별 폭행을 했다. 특히 B씨에게는 나체 상태로 칼날 위에 앉으라고 위협하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을 저질렀고, 이 결과 건강했던 B씨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또한 A씨는 지난해 4월 11일에도 오전 2시부터 원룸에서 B씨와 B씨의 여동생, 자신의 부인 등에게 설교를 늘어놨다. 그러다 같은 날 오전 10시쯤 B씨가 자신의 설교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수 시간 동안 욕설과 함께 폭행을 가했고, 결국 B씨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이에 A씨는 B씨의 전신에 찬물을 뿌려대는가 하면 가죽 혁대 등으로 전신의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수십 회 가격해 숨지게 했다. A씨는 B씨 사망 후 B씨의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누나가 죽었으니 이곳으로 오라"고 말하는 태연함도 보였다.  
 
자신의 부모, B씨의 여동생 등 모두가 모이자 A씨는 “내가 하나님과의 채널링을 통해 B를 다시 살릴 테니 우선 매장하자”고 말했고, 이 지시에 A씨 부모 등은 A씨와 함께 다음날 오전 3시쯤 경북 봉화군의 한 야산에 B씨의 사체를 유기했다.  
 
이 사건은 B씨의 여동생이 원룸에서 몰래 빠져나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재판부는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그 결과가 매우 중하고 피해를 보상할 방법이 전혀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씨는 가장 소중한 생명을 잃게 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A씨는 자신을 영적이 능력이 있는 존재로 가장해 피해자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재산상 이익을 누린 끝에 잔혹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사체 유기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의 부모와 A씨의 부인에게는 징역 3년을, B씨의 여동생과 남동생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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