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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1초마다 3명 낯선 집에 체크인 … 10년 전엔 모두 미친 아이디어라 했죠

중앙일보 2018.02.24 00:02 종합 19면 지면보기
[해외 CEO 인터뷰]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체스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가 22일 시장 확대 및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가 22일 시장 확대 및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10년 전 에어비앤비가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낯선 사람이 내 집에 머문다는 아이디어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 매일 밤 전 세계에서 수백 만명의 여행객이 낯선 사람 집에서 잠을 잡니다.”

살던 아파트 에어베드 3개로 시작
기업가치 32조원 마법 같은 성장
10년 뒤 연 10억명 목표 비전 내놔

경쟁·대립하던 호텔까지 끌어안고
회사가 직접 100개 항목 현장 점검
여행 목적 맞춤형 서비스 곧 공개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있는 마소닉 공연장 무대에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오르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와 터져나왔다. 체스키는 “바로 이 공연장이 10년 전 에어비앤비가 탄생한 계기를 만들어준 곳”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기 위해 세계 26개국에서 기자 160명을 초청해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에어비앤비는 성공한 스타트업의 표상으로 꼽힌다. 기업 가치가 약 300억 달러(약 32조3000억원)로 추산된다.
 
◆전 세계 도시에 숙소 450만 개=에어비엔비는 2007년 체스키 CEO와 조 게비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공동 창업했다. 두 사람이 함께 살던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 거실에 에어베드(공기를 주입해 사용하는 매트리스) 3개를 들여놓고 여행객을 재워준 게 에어비앤비의 시작이었다. 그해 10월 마소닉 공연장에서 미국 산업디자인학회 연례 컨퍼런스가 열렸다. 수백명이 행사에 참가하면서 호텔 방이 동나고 가격도 평소의 몇 배로 뛰었다. 숙소를 예약하지 못한 디자이너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체스키와 게비아는 ‘월세에 보탤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에 거실을 내주게 됐다.
 
그날 이후 글로벌 여행 트렌드에 새로운 획이 그어졌다. 호텔이나 모텔·여관이 아닌,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며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시장이 대중에게 열린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세계 8만1000개 도시에 숙소 450만 개를 갖춘 세계 최대 숙박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여행객이 에어비앤비에 숙박한 횟수는 모두 3억 건이 넘는다. 평균적으로 1초마다 3명의 여행객이 세계 어느 도시에선가 에어비앤비 숙소에 체크인을 한다. 이를 통해 호스트(집주인)가 벌어들인 수익은 10년간 총 410억 달러(약 44조2600억원)로 집계됐다.
 
◆호텔, 정식 카테고리에 포함=체스키는 앞으로 10년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고 신규 서비스와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10년 뒤 연간 10억 명 넘는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마법 같은 여행을 경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은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 조성이다. 우선, 예약할 수 있는 숙소 분류를 현재 3종류에서 7종류로 세분화했다. 기존에는 ▶집 전체 ▶개인실 ▶다인실 3개로만 분류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숙소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어렵고, 여행객은 원하는 종류의 숙소를 찾기 쉽지 않았다. 올 여름부터는 숙소 종류 4개를 추가할 예정이다. 추가되는 카테고리는 ▶휴양지 숙소 ▶통나무집·이글루·보트하우스 같은 이색 숙소 ▶침대와 조식을 제공하는 B&B ▶개성있는 컨셉트의 부티크 호텔이다.
 
그동안에도 호텔과 B&B는 에어비앤비 숙소 목록에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카테고리 범주에 포함시키면서 에어비앤비의 사업 영역이 공식적으로 호텔 예약 서비스로 확장되는 셈이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는 호텔업계와 경쟁하고 대립해 왔다. 이번 개편으로 아예 호텔업계를 끌어안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제는 호텔업계가 아닌, 호텔스닷컴·부킹닷컴·익스피디아 등 호텔예약사이트와 일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 10년

에어비앤비 10년

◆신규 고객 유치해 성장하겠다=지난 10년간 여행객들이 전세계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묵은 횟수는 3억 건이나 되지만,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숙박업계의 주류로 보기는 어렵다. 창업 10년을 넘기면서 이젠 성장에 대한 욕구가 한층 강해졌다. 체스키는 “아직도 에어비앤비가 모두를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래 10년 비전의 또 다른 축은 고객 층을 넓히는 데 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지 않았던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데 신규 서비스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상급 인테리어, 탁월한 집주인의 서비스, 고급 품질과 청결도 등을 에어비앤비가 보장하는 ‘에어비앤비 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살던 집 또는 여분의 집을 단기로 빌려주는 방식의 기존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예측 가능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화장실에 휴지가 있는지, 수건은 제공하는지, 집은 깨끗한지 등과 같은 궁금증을 여행객들은 현장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에어비앤비를 피했던 여행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회사가 집을 방문해 청결, 안락함, 인테리어 등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항목을 직접 검증한다.
 
여행 목적에 알맞는 숙소를 모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에어비앤비 컬렉션’도 공개했다. 체스키는 “초창기에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주된 목표 고객이었지만 10년 사이에 가족단위 여행객,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에서 모험을 즐기는 사람 등 여행 목적이 다양해졌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고객 조사를 통해 여행의 목적 가운데 빈도 수가 가장 높은 형태를 선정했다. ▶가족 여행 ▶업무 출장 ▶현지인과 교류 ▶결혼식 ▶신혼여행 ▶단체 행사 ▶디너 파티 등 7개 컬렉션에 어울리는 숙소를 별도로 분류해 제공할 계획이다. 최고의 숙소에 ‘인생 경험’으로 기억될 맞춤형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욘드 바이 에어비앤비’도 올 봄에 공개한다.
 
샌프란시스코=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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