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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황제 플루셴코도 놀란 자기토바의 ‘불 뿜는’ 연습법

중앙일보 2018.02.23 17:29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알리나 자기토바(15).  
지난해 9월 성인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유럽선수권을 비롯해 피겨 그랑프리에서 세차례 우승한 천재소녀다. 올림픽 무대에서 같은 러시아 출신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와의 치열하게 경쟁한 자기토바는 쇼트에 이어 프리에서도 메드베데바를 따돌리고 새로운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셴코가 자기토바의 ‘독한’ 훈련장면을 소개했다. 플루셴코는 프리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공식훈련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동영상에서 자기토바는 다섯차례 연속 3회전 점프를 뛰었다.  
 
러시아에 2개의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을 선사한 예브게니 플루셴코. 러시아의 피겨황제로 불린다. 그는 4회전을 3회전처럼 편하게 뛴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포토]

러시아에 2개의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을 선사한 예브게니 플루셴코. 러시아의 피겨황제로 불린다. 그는 4회전을 3회전처럼 편하게 뛴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포토]

플루셴코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듯 “불을 뿜었다!!!!! 알리나 자기토바의 3Lz+3Lo+3Lo+3Lo+3Lo! “라고 썼다. 한차례 3회전 러츠에 이어 3회전 루프를 4차례 뛰었다. 마지막까지 회전속도나 파워가 떨어지지 않았다. 올림픽에서 두차례 금메달을 차지한 ‘4회전의 신’ 플루센코도 놀라움을 드러냈다.
내성적인 성격
“이번 시즌의 과제는 깨끗하게 스케이트를 타는 것. 연기 구성요소가 어려워 잘하면 3위 정도에 들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12월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피겨 러시아선수권에서 자기토바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메드베데바가 부상으로 불참한 이 대회에서 자기토바는 쇼트에서만 78.15점을 내며 나머지 선수들과 10점 가까운 점수 차로 1위를 차지했다.  
자기토바가 키우는 고양이와 긴꼬리 친칠라. 고양이 옆 갈색 물체가 친칠라다. [자기토바 인스타그램]

자기토바가 키우는 고양이와 긴꼬리 친칠라. 고양이 옆 갈색 물체가 친칠라다. [자기토바 인스타그램]

 
고양이와 긴꼬리 친칠라를 키우고 있는 자기토바. 15세 소녀답게 키티고양이를 비롯해 각종 캐릭터 인형들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평창올림픽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로부터 곰돌이 푸 인형을 선물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어머니가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의 광팬
자기토바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공업도시 이제푸스크 출신이다. 알리나라는 이름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리듬체조선수였던 알리나 카바예바에서 따왔다. 카바예바의 광팬이었던 어머니가 지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 러시아의 국민 체조요정에서 지금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외신들은 카바예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의 대통령의 숨겨진 연인이라고 보도했다. [중앙포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 러시아의 국민 체조요정에서 지금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외신들은 카바예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의 대통령의 숨겨진 연인이라고 보도했다. [중앙포토]

 
자기토바는 아이스하키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때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본격적으로 피겨스테이트를 시작한 건 5살 때. 본격적으로 피겨를 배우기 위해 모스크바로 이주, 피겨스케이트 클럽 ‘플루스탈린(크리스탈 유리의 뜻)’에 들어갔다. 이 클럽은 최정예 선수들을 양성하는 스포츠 클럽 ‘삼보70’ 산하 단체다. 코치는 예테리 투트베리제 (43). 은퇴한 리프니츠카야나 메드베데바 선수들을 키운 실력파다.  
코치 품에 안긴 알리나 자기토바(왼쪽)와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코치 품에 안긴 알리나 자기토바(왼쪽)와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고난도 점프는 모두 후반에  
2016년 2월 러시아 주니어대회에서 데뷔한 자가토바는 그해 8월 첫 출전한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래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200점 이상을 받아 주니어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자기토바는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배점이 올라가는 후반부에 점프를 뛴다. 기술점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초반에 연달아 어려운 점프를 배치한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자기토바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간이 시상식 후 올림픽 마스코트 어사 수호랑을 들고 포즈를 취한 메드베데바(왼쪽)와 자기토바.

간이 시상식 후 올림픽 마스코트 어사 수호랑을 들고 포즈를 취한 메드베데바(왼쪽)와 자기토바.

 
자기토바가 존경하는 피겨 선수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나와 러시아의 메드베데바다. 메드베데바는 같은 클럽에서 연습하고 있으며, “메드베데바를 따라 연습하고 있다”며 “항상 함께하다보니 서로 경쟁상대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니어 시절엔 메드베데바가 입던 무대의상을 물려받아 입기도 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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