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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처음 만난 홍준표-유승민, "힘 합칠 땐 확실히"

중앙일보 2018.02.23 14:48
 
바른미래당 박주선(왼쪽), 유승민(오른쪽)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박주선(왼쪽), 유승민(오른쪽)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주선ㆍ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23일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나란히 손을 잡고 섰다.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들이 홍 대표를 예방한 자리였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박 대표가 “이러면 다른 당에서 자유한국당하고 바른미래당이 연합한다고 하니까 (신경이 쓰인다)”고 농담하자 홍 대표와 유 대표도 웃음을 터뜨렸다.  

홍준표 "6월 지방선거 때 곁다리 개헌하면 정권심판론 희석"
박주선 "내용 중요하다는 명분으로 적기 놓치는 것도 문제"
유승민 "안보ㆍ경제 위기, 힘 합칠 땐 확실히 합치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시작했지만 묘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홍 대표와 유 대표는 지난해 5월 대선 후보로 맞붙은 이후 공식석상에서 대화하는 게 처음이다. 유 대표가 지난해 바른정당 대표로 선출된 후 홍 대표를 예방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또 박 대표는 정치생활 이래 한국당 당사를 처음 찾은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두 대표를 번갈아 쳐다보며 “(박ㆍ유 대표의) 책임이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유 대표도 “예”라고 맞장구쳤다.  
 
홍 대표는 “정부가 이젠 경제문제까지 저런식으로 하면 평창(올림픽) 이후에 나라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통상압박을 하는 배경은 대북정책”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북한을 제재하듯이 국제적인 공조체제에 벗어나면 한국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듣고 있다”며 “그렇다고 이 정부가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꿀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고, 그렇게되면 평창올림픽 이후 경제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영철 북한 노동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데 대해 홍 대표는 “국민감정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가 다른 문제는 좀 생각을 달리 하더라도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이런 문제는 기조가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 대표는 “홍 대표님 말씀 잘 들었다”며 “오늘 아침 회의에서도 천안함 (침몰의) 주범인 김영철이 북한 대표단 단장으로 와서는 절대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철회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홍 대표가 ‘방남’이라는 표현 대신 ‘방한’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 “전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방남이란 말 안 쓰고 방한이라는 말을 써왔다”고 호응했다.  
 
박 대표는 “홍 대표와 같은 동료 검사로서 호형호제하고 잘 지냈다”며 “정당 대표로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만나니 금석지감(옛날과 현재가 달라 세월의 무상함을 느낌),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동료’란 표현에 박 대표를 바라보며 “선배시죠”라고 첨언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를 예방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서로 악수하고 있다. 두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만난 대화한 건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처음이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를 예방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서로 악수하고 있다. 두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만난 대화한 건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처음이다. 임현동 기자



하지만 두 당의 대표들은 개헌에 대해 입장 차를 드러냈다. 홍 대표는 “같은 야당이지만 (개헌에 대해선) 생각이 좀 다르다”며 “바른미래당이 개헌을 6월에 하자고 하는데, 개헌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고 내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논의가 집중돼야지 개헌의 시기에 집중되선 안된다”며 “지방선거에 곁다리 개헌을 하게 되면, 전국적인 선거 이슈는 정권심판론인데 그게 희석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홍 대표 말씀대로 개헌은 시기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국정농단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보장을 해야한다는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며 “그러나 내용이 중요하다는 명분 하나만으로 자꾸만 무한정 시일을 지체하는 것도,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 말대로) 10월까지 하자”고 말하자 박 대표는 “국민의 기대는 높은데 자꾸 (개헌시기가) 미뤄지다보니 다른 분야에서 우리가 해야될 역할에 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가급적 빨리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도 “당연히 개헌 시기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국회가 충분히 단일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6월 지방선거 때 (동시 투표를) 못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이 대목에선 고개를 끄덕였다.  
 
유 대표는 “앞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로 건전하게 경쟁하고 또 협력할 건 협력하자”며 “문재인 정부가 안보ㆍ경제 위기에 있어서 불안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같이 힙을 합칠 때는 확실히 합치자”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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