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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만 더 어려워진다"··· 文정부 부동산정책 평점 C

중앙일보 2018.02.23 09:41
‘실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시장’.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어젠다다. 투기를 막고 집값을 안정시켜 실수요자들이 부담 없이 집을 사고팔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방향이 맞다는 데 이견은 없다. 
 

8·2 대책 효과 하반기 갈수록 나타날 것
대출 규제, 부유층 아닌 중산·서민층만 영향
양도세 중과보다 보유세 인상이 영향 클 것

재건축 부담금, “위헌 소지 있다” 의견 2명
일부 지방 미분양·미입주 발생 우려 커
부동산 시장 약보합세 속 차별화 심화할 것

그런데 연초부터 들썩인 강남 집값과 이를 억제하기 위해 이어진 고강도 규제, 그리고 안정화를 넘어 침체 양상까지 보이는 일부 지방 부동산 시장을 보면서 정부 정책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

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

중앙일보는 국내 주요 부동산학회의 수장들에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한부동산학회 권대중 교수(명지대), 한국부동산정책학회 이성근 교수(경희대),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이창무 교수(한양대), 한국부동산산업학회 정희남 교수(강원대)다.
 
이들이 매긴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균 점수는 ‘C’인데, 평가는 엇갈렸다. 정희남 교수는 ‘A’를 줬다. 정 교수는 “아직은 잘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정책 입안과 발표를 국토부 등 한 곳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고위 관료들이 보유세, 재건축 규제 등 잇따라 엇갈린 발언을 하면서 시장이 동요했던 것을 지적한 얘기다.  
 
이성근 교수는 ‘B’로 평가했다. “정책 실패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고 현 정책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근거다. 권대중·이창무 교수는 각각 ‘D’를 매겼다. 
 
권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계층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는 수요·가격 억제책만 내놨다”며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창무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4명의 학회장(권대중 교수는 학회 이사장)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큰 정책이나 요인을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 재건축 규제,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인상, 시장금리 인상 순으로 꼽았다.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미입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8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수요자 보호와 단기 투자수요 억제'를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8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수요자 보호와 단기 투자수요 억제'를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났다.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
 

이성근 교수(이하 이)=“대책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 다만, 강남 지역 과열에 대한 예측과 대응은 부족했다. 4월 시행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5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통보 등이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권대중 교수(이하 권)=“일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하반기가 돼야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피부에 와 닿아야 하고, 10월에 시행할 예정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 시장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보유세 인상도 하반기 거론되고 있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의도처럼 집값이 안정될지 미지수다. 강남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 있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명지대 교수)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명지대 교수)

 
정부는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을 다주택자의 투기로 보고 있다. 동의하나.
 

권=“일부 투기세력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너무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정상적인 수요보다 투기적 수요가 가세했다는 방증이다. 물론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움직임으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

 

이창무 교수(이하 무)=“아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입지의 주택 공급을 억제하면서 희소가치가 높아진 강남 재건축·고가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신DTI를  비롯한 대출 규제 영향은.
 

권=“부자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고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산층의 주택 구매나 부동산 투자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대출 규제는 자본력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큰 영향을 못 미친다는 것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 대출 규제는 1주택 가구가 추가로 주택을 소유하는 데는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 상승 효과도 억제될 수 있다.”

 
4월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가 다주택자들에게 영향을 줄까.
 

정=“금융자산이 많은 상위 계층은 양도세 중과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거래 억제 효과는 클 것이다.”

 

무=“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은 침체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으면서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면 무주택자도 시장을 지켜보자는 생각에 굳이 주택을 사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시장은 더 침체한다.”

 
이성근 한국부동산정책학회장(경희대 교수)

이성근 한국부동산정책학회장(경희대 교수)

당정에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권=“종합부동산세는 일부 조정이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고가 1주택 소유자들의 조세 저항이 심할 것이다. 종부세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대세를 꺾을 정도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정=“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양도세 중과보다 종부세 인상이 더 클 것으로 본다. 다주택자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재건축 시장 규제도 점점 강화되는데.
 

정=“위헌 문제는 없을 것이다. 재초환제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 소유자의 수익률을 떨어뜨려서 재건축 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것이다.”

 

무=“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인데,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

 

이=“합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 부담금 관련 정책이 추진되면 시장의 투기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규제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권=“재개발이나 도시재생사업에는 과세하지 않으면서 재건축에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당분간 재초환제 시행으로 시장은 주춤할 것이다. 그러나 3~4년만 지나면 1기 신도시 약 45만 가구에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무작정 규제하는 것보다 보완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창무 한국부동산분석학회장(한양대 교수)

이창무 한국부동산분석학회장(한양대 교수)

강남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미입주 우려가 나온다.  
 

권=“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공급이 많았던 경기도 동탄이나 평택, 지방의 경북·경남·강원 등에서 미입주·미분양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일시에 공급량이 너무 많았고, 청약제도 강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규제가 강화될수록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청약 경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청약 수요가 몰리는 곳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지방은 미분양 증가가 예상된다. ”

 

정=“미분양·미입주가 아주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미분양·미입주를 포함해 유휴 부동산이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무=“미분양·미입주 가능성을 넘어 재고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시장 위축 지역에서는 투기과열·조정대상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데.  
 

정·무=“필요하다고 보고, 정부에서 일부 위축지역을 투기·조정지역에서 해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일부 지역은 해제가 필요하지만, 현시점에서 정부의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권=“가격이 급락하거나 시장이 위축되기 전에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동시에 풍선 효과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공급을 늘리겠다거나 언제든 규제를 할 수 있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야 한다.”

정희남 한국부동산산업학회장(강원대 교수)

정희남 한국부동산산업학회장(강원대 교수)

 
3월 이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면.  
 

권=“전반적으로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 서울 강남은 다주택자 규제나 종부세 인상 등으로 주춤할 것이다. 강북은 단독주택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다만, DSR 시행과 금리 인상 등이 예상돼 부동산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지역별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다.”

 

정=“지난해에 최고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장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무=“지방은 물론 수도권도 점진적인 안정세 혹은 하락세로 들어설 것이다.”

 

이=“하반기에는 투기 수요 감소로 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수요가 많은 특정 지역에 공급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가격 안정을 체감하기 어려운 곳도 있을 것이다. 강남권 등 특정 지역은 일시적으로 거래가 침체한 후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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