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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무릎 꿇리고 야동 흉내" 서울예대 '미투' 폭발

중앙일보 2018.02.23 09:31
서울예대서 '미투' 폭로 잇달아…"여학생에게 야동 흉내 시켰다"  
[사진 서울예대 대나무숲 캡처]

[사진 서울예대 대나무숲 캡처]

문화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파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서울예술대학 내부에서도 대학문화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예술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 학교에 다니며 겪은 성 관련 문제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OT 당시 저희 조는 여자들에게 쫄쫄이를 입히고 페트병 윗부분을 잘라 회음부 가까이에 넣게 해 마치 남자 성기가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게 하고 다녔다"며 "자른 부분이 일정치 않아 회음부 부분이 긁히기도 하고 굉장히 따가웠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한 선배는 여학생들을 무릎 꿇고 앉힌 상태에서 일본 야동에 나오는 신음을 비슷하게 내라고 시켰다"며 "내가 내뱉고 있는 단어가 어떤 단어고, 어떨 때 쓰이는 말인지 다 알고 있으면서 잘 모르는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 선배가 만족할 때까지 그 말과 흉내를 반복했다"고 했다.
 
A씨는 이른바 '강간 몰카'를 목격한 당시도 떠올렸다. 그는 "정황 상 남자 선배가 여자 선배에게 손을 댄 것이 확실했다"며 "성적으로 희롱하며 즐거워하는 그 선배들 밑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싶지도 그들이 속한 학교에 더는 다니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21일에는 고학번 선배로부터 '강간 몰카'에 참여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하는 글도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강간 몰카'라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하게 됐다"며 "후배가 등장하는 순간 이 선배는 겉옷 단추를 다 뜯고 멱살을 잡은 후 바닥으로 내리찍기 시작했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쉽게 제압당해 그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와 B씨는 올린 글에서 "다시는 이런 일을 후배가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예대 대나무숲'에는 23일 오전 기준 "우리 학교에게 미안하고 때론 화도 나며 곪을 대로 곪아져 있는 상처들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 "괴물은 무관심이란 토양에서 자란다. 침묵하는 예술은 더는 예술이 아니다. 후배를 위해 반성하고 지원하겠다" "서울예대 다닌다고 말하기 창피하다" 등과 같은 재학생·졸업생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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