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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천안함 폭침' 김영철 파견···청와대 "북·미 대화 중재 안해"

중앙일보 2018.02.23 01:34 종합 1면 지면보기

[뉴스분석] 북 “김영철 파견” 청와대 “북·미 대화 중재 안해”
 

북, 평창 폐막식 대표단 8명 통보
청와대 “대화 염두에 안 둔 명단”
백악관도 “이방카, 북측 안 만나”
문 대통령 ‘북·미 대화 구상’ 난항

청와대가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미국과 북한 대표단의 만남을 중재하지 않는다. 비핵화의 단초가 될 북·미 접촉은 올림픽 기간 중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만날 계획도 기회도 없다”며 “청와대도 중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측이 접촉할 상황이 아니다. 폐막식장에서도 동선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접촉 중단은 지난 10일 청와대가 중재했던 김여정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접촉이 불과 회동 2시간 전에 불발된 여파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에 만남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가 상황 인식을 하고 갔기 때문에 당장 뭘 만들어낸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이방카가 방한 기간 북한 대신 미국 대표팀을 격려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이 북·미 접촉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자 북한은 이날 뒤이어 김영철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8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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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김여정 일행이 돌아간 직후부터 진행된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북한의 폐막식 대표단 파견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미국과 공유했다”며 “그러나 결국 최종 통보된 양측 대표단은 폐막식 참석이 목적으로, 대화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핵화 문제를 풀 한 축인 북·미 양측의 입장 차가 확인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북·미 대화로 이어 간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난항을 겪게 됐다. 청와대가 난국을 풀기 위해 올림픽이 폐막한 후 대북 특사 카드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당장의 북·미 대화는 어렵다. 대북 특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대표단을 별도로 만난다. 이방카 선임고문과는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함께한다. 김영철과는 폐막식 다음 날인 26일 접견이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북한 대표단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은 한국의 국가정보원 격인 통일전선부장을 겸한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보수 진영은 김영철의 방한에 강력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긴급의총을 열어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대남 정찰총국 책임자로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한 자”라고 비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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