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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1심 징역 2년6개월 … 법원 “변명 일관, 반성 안 해”

중앙일보 2018.02.23 01:08 종합 14면 지면보기
우병우. [뉴스1]

우병우. [뉴스1]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을 은폐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은 우병우(51·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우 전 수석은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있어 최종 형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첫 소환 뒤 473일 만에 선고
특감법 위반, 직권 남용 유죄 인정
문체부 인사 개입 혐의는 무죄

변호인 “판결문 검토 뒤 항소할 것”
‘불법사찰’ 재판 남아 형량 늘 수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22일 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던 2016년 10월 첫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뒤 473일 만이다. 앞서 검찰은 우 전 수석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 우 전 수석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특별감찰관실의 감찰을 방해(특감법 위반)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을 고발 의결하도록 요구한 혐의(직권남용)가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특감법 위반과 직권남용은 우 전 수석의 혐의 중 법정형(5년 이하의 징역)이 가장 무겁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 국민적 여망을 저버렸고, 국가적 혼란상태를 초래했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이 불거진 2016년 7월 이후 민정수석실에서 비위 행위를 파악하거나 의심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이어 “일말의 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지 않았다. 양형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소된 혐의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에 대해 좌천성 인사를 내리도록 지시한 혐의 등에 대해선 “문체부 내 파벌 문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측면이 있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날 법정에서 우 전 수석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이었다. 선고가 끝나자 변호인단과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곧바로 법정을 떠났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우 전 수석은 1987년 만 20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소년급제’했다. 차석으로 임관한 그는 서울중앙지검 부장, 대검찰청 중수1과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사건의 주임검사로 직접 신문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이후 검사장 승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뒤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8개월 뒤엔 민정수석으로 승진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정작 그가 여론의 중심에 선 것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였다. 우 전 수석이 두 차례 구속 위기를 면하며 법의 포위망을 따돌리자 세간에선 미꾸라지를 빗대 ‘법(法)꾸라지’라고 칭하기도 했다. 실제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최순실(62)씨 등 핵심 피의자들이 수사 초·중반 구속된 반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말까지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1·2기), 박영수 특별검사팀, 국가정보원 전담수사팀 등 무려 4개의 수사팀이 투입됐다. 우 전 수석은 세 차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두 차례 기각 끝에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그의 발목을 잡은 건 추가 기소된 불법사찰 의혹이었다. 민정수석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에 지시해 이석수(55) 전 특별감찰관과 문체부 간부, 진보 성향 교육감 등 공직자와 민간인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했다는 게 주요 혐의다. 법원 안팎에선 이날 재판보다 불법사찰 사건 재판에서 더 높은 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국희·문현경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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