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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올림픽 개최국 중국, 예상 밖 부진 왜

중앙일보 2018.02.23 01:05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 뒤로 중국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중국 대표팀은 한국 최민정에게 임페딩 반칙(밀기)을 범해 실격 당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 뒤로 중국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중국 대표팀은 한국 최민정에게 임페딩 반칙(밀기)을 범해 실격 당했다. [연합뉴스]

“2022년 베이징에서 보자.”
 

쇼트트랙·빙속 등 이전 강세 종목
주요 선수 나이 들며 기량 떨어져
썰매·설상은 젊은 유망주 출전
“4년 뒤 베이징서 많은 메달 딸것”

평창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인들의 심기가 편찮다. 메달 유망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실격이 잇따르면서 메달 전선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일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선 중국 선수가 2위로 들어왔지만, 반칙으로 실격당한 이후 중국팬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중국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대표팀은 계주 결승에서 갑자기 바깥쪽 레인에서 안쪽 레인으로 침범하며 한국 선수에게 임페딩(밀기 반칙)을 범했다”고 설명했다. ISU가 공개한 사진에는 판커신(중국)이 직선주로에서 자신의 레인을 벗어나 한국 최종 주자 최민정(성남시청)을 팔과 어깨를 이용해 밀었다. 그런데도 중국 코치진은 “한국 선수였다면 실격당하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중국 선수단이 언성을 높이는 것은 평창올림픽에서 성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1일까지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하다가 22일 남자 쇼트트랙 5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메달 수 총 9개를 기록하며 종합 13위를 달렸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하다. 중국은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총 9개 메달을 땄는데, 쇼트트랙에서만 6개의 메달(금2·은3·동1)을 가져갔다. 평창올림픽에선 절반인 3개 메달(금1·은2)을 차지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 벌써부터 막대한 자금을 들여 준비하고 있다. 2015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후보 신청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3억 명이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970억 위안(약 70조원)이던 중국의 겨울스포츠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6000억 위안(약 103조원), 올림픽이 끝난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71조원)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2025년까지 스키장 1000곳과 아이스링크 800곳을 개장하겠다는 목표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일하는 장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으로 중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을 실감한 국민들이 많다. 그래서 2022년 겨울올림픽 개최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중국은 평창올림픽에 5개 경기, 12개 종목, 55개 세부 종목에 걸쳐 사상 최다인 82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며 겨울스포츠 굴기에 나섰다. 봅슬레이·스켈레톤·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등은 중국이 겨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참가한 종목이다. 그동안 빙상 종목에 편중돼 있던 경쟁력을 설상과 썰매 종목에도 이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메달을 딸만 한 실력은 아니다.
 
니후이중 중국 선수단 사무총장은 “ 전통적으로 강세인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회 막바지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 상하이 원후이바오(文匯報) 션레이 체육부 기자는 “중국 선수단이 평창올림픽에 실제로 딸 수 있는 금메달은 빙상에서 한 개 정도였다. 지난 올림픽까지 중국에 많은 메달을 안겨준 주요 선수들은 30대가 되면서 기량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번 올림픽에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선수들이 참가해 경험을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4년 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 유망주들이 많은 메달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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