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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 성폭력 반대 모임 결성 … 작가회의, 고은·이윤택 징계 속도

중앙일보 2018.02.23 01:05 종합 8면 지면보기
문화계 ‘미투(#MeToo)’ 운동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성범죄 사실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대책을 모색하는 연극인들의 모임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도 결성됐다.
 

“성추행 반발하자 정신병자 소문내”
피해자들 온라인 폭로 계속 이어져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이하 연뮤갤)엔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었다는 한 여성 배우가 익명으로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그에 따르면 이씨는 여배우에게 전신 노출 공연을 강요한 뒤 분장실에서 생리 중인 배우의 옷을 속옷까지 다 벗겼다. 여배우가 “이건 아니다”며 소리를 지르자 이씨는 화를 내며 공연 3시간 전에 그 배우를 배역에서 제외시켰고, 이후 “쟤는 정신병자”라고 극단 안팎에 알렸다는 것이다.
 
또 지난 19일 익명으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씨의 성폭력 사실을 증언했던 홍선주 극단 ‘끼리’ 대표는 21일 자신의 실명을 밝히며 그의 인터뷰 내용을 부정했던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에게 공개 반박했다.
 
배우 조민기씨가 청주대 교수로 재직하며 저지른 새로운 성추행 사실을 밝히는 글들도 22일 연뮤갤에 연이어 올라왔다. 청주대가 공개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조씨에 대한 학생의 성추행 신고 민원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이후 줄곧 부인했던 조씨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22일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관련 단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출가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작가회의는 다음달 10일 이사회를 소집해 이들에 대한 징계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는 21일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경악과 분노를 느낀다. 이 사태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 근본적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론화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편 연출가 오태석씨가 이끄는 극단 목화의 페루 공연(28일, 3월 1일)을 지원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오씨가 동행하지 않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달 창작산실 지원사업으로 극단 목화의 신작 ‘모래시계’ 공연을 추진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취소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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