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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끝나자 분양 봇물 … 개포·과천 등 7만 가구 쏟아진다

중앙일보 2018.02.20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경기 과천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근 당첨자가 발표됐다. [사진 대우건설]

경기 과천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근 당첨자가 발표됐다. [사진 대우건설]

“3~4월 분양하는 아파트 청약 결과가 상반기 전체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겁니다.”(한 대형 건설사 주택 담당 임원)
 

3~4월 브랜드 아파트 격전장

최근 부동산 시장의 눈과 귀는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와 설 연휴,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밀렸던 새 아파트 분양이 한 달여 만에 본격화할 전망이어서다. 봄 분양시장 시즌과도 맞물리는 만큼 업계에서는 청약 결과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월까지 수도권에서 5만 가구 분양
 
1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4월까지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7만4000여 가구(일반분양 물량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3만3000여 가구)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수도권에서 전체의 68%인 5만여 가구가 공급되고, 지방에서는 2만3000여 가구가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월은 연초 비수기, 2월은 설 연휴와 동계올림픽이 겹쳐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공급을 늦춘 탓에 3~4월 물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여기다 6월 지방선거 전에 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점도 한몫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건설사의 한 마케팅팀장은 “국민적 관심이 선거에 쏠려 분양 홍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 분양 계획이 잡힌 단지는 4월 안에 분양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2월 말~4월 전국 분양 물량 추이

2월 말~4월 전국 분양 물량 추이

특히 이번 물량엔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10대(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많다. 대형사의 아파트는 시공이나 입주 후 하자·보수 측면에서 유리하고, 커뮤니티와 조경 시설 등이 잘 갖춰지는 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팔기도 수월하다.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은 서울에선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쏟아진다. 새 아파트를 기다리던 실수요자의 갈증을 일부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집값 과열의 진앙인 강남 3구 물량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 달 강남구 일원동에서 ‘디에이치자이’(가칭)를 분양한다. 개포주공 8단지를 헐고 짓는 단지로, 총 1996가구 중 169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200만원 전후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들 서울 재건축에 눈길
 
같은 달 서초구에선 삼성물산이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 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1317가구 중 조합원 몫을 뺀 22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고려할 때 예상 분양가는 3.3㎡당 4100만~42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4월엔 서초구 반포동에서 삼호가든 3차 재건축 단지가 나올 전망이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 물량이 눈길을 끈다. GS건설이 짓는 염리3구역 재개발 단지가 그 주인공이다. 공급물량은 1694가구이고, 이 중 365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6호선 대흥역이 가깝다.
 
경기도에서는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과천 물량이 돋보인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은 다음 달 2128가구 규모의 ‘과천 위버필드’를 내놓는다. 과천주공 2단지를 헐고 짓는 단지로, 51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오랜만에 새 아파트가 나온다. 포스코건설이 분당구 정자동 가스공사 이전 부지에 선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 ‘분당 더샵 파크리버’다. 총 671가구 중 아파트는 전용 59~84㎡ 506가구다. 나머지(165실, 전용 84㎡)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2월 말~4월 주요 분양 예정 아파트

2월 말~4월 주요 분양 예정 아파트

지방 분양도 골고루 이뤄진다. 부산에선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대구에서는 GS건설이 각각 분양 물량을 내놓는다. 경남 창원시와 충남 천안시, 강원 춘천시 등에서도 물량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3~4월 분양 결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 사실상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데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주춤해지는 등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상황이어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3월 청약 결과에 따라 분양가 등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최근 집값이 뛰는 것에 비해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분위기다. 고분양가로 인한 집값 상승을 우려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가격 통제에 나선 결과다. 지난달 분양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 7-1단지 재건축)의 3.3㎡당 분양가는 시장 예상치(3000만~3100만원)보다 낮은 2955만원으로 책정됐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건설사는 볼멘소리를 내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선 ‘로또’ 기대감이 크다”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당첨만 되면 적잖은 시세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상품별로 분양 성적 엇갈릴 듯
 
지역·상품별로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수요자가 많은 서울이나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에선 미분양 단지가 속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입주 물량 과다, 분양권 전매제한, 대출 규제 강화 등 여파에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단지는 청약 미달이 나타날 것”이라며 “입지·가격 경쟁력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청약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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