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당 체제 국회 지형…4대 변수에 범여 vs 비여 엎치락뒤치락

중앙일보 2018.02.17 06:00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중앙포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중앙포토]

 
앞으로 여의도의 정치 지형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새롭게 출발하고, 법원 판결로 의석을 잃는 정당이 속출하면서 국회의 의석수 변화에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의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대 후반기 국회의 모습은 전반기와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①아슬아슬한 여야 균형=2016년 5월 30일 재적의원 300명으로 출발한 20대 국회는 1년 8개월 사이 7명이 금배지를 잃어 현재 293명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 의석수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121명, 자유한국당 116명, 미래당 30명, 민평당 14명, 정의당 6명, 대한애국당 1명(조원진), 민중당 1명(김종훈), 무소속 4명이다. 이를 두 갈래로 나누면 확실한 범여권은 민주당(121명)+민평당(14명)+정의당(6명)+민중당(1명)+무소속(1명·정세균)의 143명이 된다. 반면 확실한 비여권은 한국당(116명)+미래당(30명)+애국당(1명)+무소속(1명·이정현)의 148명이 된다. 이렇게만 보면 ‘범여권 143 대 비여권 148’로 비여권이 국회 주도권을 갖는 형국이다.
 
국회 의석수 분포

국회 의석수 분포

 
하지만 자세히 따지면 꼭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 국가정보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와 공천 청탁 등의 대가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각각 구속된 한국당 소속의 최경환·이우현 의원은 당분간 국회 표결에 참여하는 게 불가능하다. 게다가 몸은 미래당에 속해 있지만 마음은 민평당에 있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출신 의원(박주현·이상돈·장정숙)을 고려하면 실제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투표 성향은 ‘범여권 146 대 비여권 143’으로 오히려 범여권이 과반을 넘기게 된다.
그렇다고 이게 끝이 아니다. 원래 국민의당 소속이었다가 미래당과 민평당 모두 거부한 무소속 2명(손금주·이용호 의원)이 범여권이 아닌 비여권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범여권 146 대 비여권 145’로 그야말로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
 
②여야 지형 바꿀 재판=가까스로 여야의 균형추를 맞추더라도 평형 상태는 오래가지 못한다. 금배지를 떼게 만들 수도 있는 법원의 재판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1·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박찬우(충남 천안갑) 한국당 의원은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이 확정됐다. 1심에서 각각 당선 무효형을 받은 한국당의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과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도 최종 판결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 2명에게 대법원이 원심대로 판결할 경우 무소속 2명(손금주·이용호 의원)을 비여권에 포함시키더라도 ‘범여권 146 대 비여권 143’이 돼 여권이 국회에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변수에 따른 범여권과 비여권의 의석수 변화

변수에 따른 범여권과 비여권의 의석수 변화

 
③지방선거 현역 출마, 여권의 트로이 목마?=6·13 지방선거에 현역 의원이 얼마나 출마하는지도 의석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선 출마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여당 현역 의원이 많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 현역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은 서울·부산·대구·대전·인천·경기·충남·충북·경남·전남 등 10곳 정도다. 서울시장의 경우에는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현 시장에 맞서 박영선·민병두·우상호·전현희 의원 등 현역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광역뿐 아니라 경기도의 성남시장과 용인시장 등 기초단체장까지 현역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방선거 기호 1번과 국회의장직까지 한국당에 뺏길 우려가 커지자 민주당은 지방선거기획단 차원에서 현역 의원이 당내 경선에 나설 경우 감점을 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현역 출마 자제령’이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나서야만 야당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서게 된다면 보궐선거를 감수하고서라도 지방선거에 나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의 승리 가늠자로 통하는 부산·경남(PK)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영춘 의원(부산시장)과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의원(경남지사) 등의 차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반면 한국당에선 경북지사 선거를 제외하곤 열기가 상대적으로 덜 뜨겁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 지역 중 대구(권영진)와 울산(김기현) 등에선 현역 단체장의 당내 경쟁력이 더 큰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만일 경북지사 선거에만 한국당의 현역 의원이 출마하고 민주당의 현역 의원 5명 이상이 지방선거로 이탈할 경우 여야의 균형추는 다시 비여권으로 기울 수도 있다.
 
④최종 향배는 재·보선=6·13 지방선거때는 국회의원 재·보선도 동시에 치러진다. 이미 7곳의 재·보선이 확정됐고, 현역 의원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면 10곳이 넘는 곳에서 금배지의 새 주인이 가려질 수 있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이번 재·보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가 결국 20대 국회 하반기의 여야 지형을 확정짓는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