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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중의 사진, 그리고 거짓말] 얼음 속에서 본 우주의 형상

중앙일보 2018.02.17 00:02
주기중 개인전 ‘COSMOS’...상상의 축지법으로 우주여행
 
겨울 강이 우주를 품었습니다. 물이 공기를 만나 기포가 생깁니다. 얼음 속 공기 방울은 별이 돼 반짝입니다. 얼음이 저토록 두껍게 언 것은 알을 품기 위해서였을까요?
 
물과 공기로 이루어진 생명의 원형질 ‘알’이 보입니다. 일렁거리는 물결이 얼어 붙으며 궤도를 그립니다. 우주의 알, 아니 별이 돕니다. 발아래 우주의 판타지가 펼쳐집니다. 간간이 내린 눈은 얼음과 만나 성운이 됩니다. 시린 바람이 겨울강 위에 은하수를 흩뿌립니다. 은하계가 펼쳐집니다. 꽁꽁 언 겨울강이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상상의 축지법으로 우주여행을 합니다. 카메라는 우주선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순간이동을 합니다. 지구별을 떠나 태양계로, 다시 은하계로 유영합니다. 궤도를 따라 별이 돕니다. 빛을 내며 폭발하는 초신성이 보입니다. 블랙홀이 입을 벌리고 모든 것을 빨아들입니다. 태풍을 닮은 성운도 보입니다. 멀리 혜성이 빛의 꼬리를 내며 지나갑니다.
 
별은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합니다. 우주에 흩어져 있는 가스가 뭉쳐져 별이 탄생하고 초신성이 돼 빛을 내며 소멸합니다. 별은 다시 가스가 돼 성운의 형상을 만듭니다. 원형의 알이 부화하듯 별이 탄생하고 빛을 내며 스러집니다. 신이 만든 우주적의 질서, 코스모스(COSMOS)를 봅니다.
 
겨울 강은 추울수록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얼음 위를 걷습니다. 우주를 유영합니다. 꽁꽁 언 얼음이 쩌르릉, 쩡쩡 소리를 내며 몸을 뒤틉니다.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주의 탄생, 얼음 속 빅뱅의 굉음일까요. 온 몸에 전율이 입니다. 지난 세 번의 겨울, 얼음판은 사진가의 아틀리에가 됐습니다. 얼음 속에서 본 우주의 형상. 사진, 그리고 거짓말입니다.
 
※ 사진가 주기중이 얼음 속 우주의 이미지로 개인전 [COSMOS]를 2월 19일~3월 5일까지 엽니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9길28 순화동천(02-772-9001).
※ 필자는 중앙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아주특별한사진교실의 대표다.
 
주기중 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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