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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봄 전령사 개나리의 북상 속도는 하루 30km

중앙일보 2018.02.16 03:05
성태원의 날씨이야기(14)
올겨울 추위는 길고 유난했다. 입춘(2월 4일)이 열흘이나 지난 2월 13일 현재까지도 김포 방면 한강 변은 얼음 천지다. 마치 북극해처럼 유빙이 둥둥 떠다닌다. 이제 설 명절(2월 16일)을 맞았고, 우수(2월 19일)도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날씨가 좀 풀릴 때도 됐다.
 
 
올해는 "평년보다 최대 4일 빨리 봄꽃이 필것"이란 예보가 있다. 김성태 기자

올해는 "평년보다 최대 4일 빨리 봄꽃이 필것"이란 예보가 있다. 김성태 기자

 
따뜻한 봄날이 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이때 맞춰 민간기상업체 두 곳에서 봄꽃(개나리·진달래) 개화 예보를 내놓았다. “평년보다 최대 4일 빨리 봄꽃이 필 것”이란 예보(케이웨더)는 우리를 ‘심쿵’하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봄꽃이 필 것”이란 전망(153웨더)도 나왔다.
 
 
남은 2월과 3월 평년보다 기온 높을 듯
케이웨더는 지난 8일 한국의 대표적 봄꽃인 개나리·진달래가 평년보다 1~4일 빨리 필 것이라고 예보했다. 남은 2월과 오는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을 것이란 전망을 ‘이른 개화 예보’의 주된 근거로 제시했다. 분석 대상 기간의 강수량과 일조시간, 개화 직전의 날씨 변화 등도 개화에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가장 큰 변수인 기온을 많이 고려했다는 얘기다.
 
이 업체는 개나리 개화는 평년보다 4일가량 이른 3월 12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남부지방 3월 14일~22일, 중부지방 3월 25일~4월 1일로 전망했다. 진달래는 3월 15일 제주도, 부산 등 경남 남해안 지역에서 시작해 남부지방 3월 23일~26일, 중부지방 3월 27일~4월 2일로 예측했다.
 
대개 봄꽃은 피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후에 만개한다. 따라서 개나리·진달래 개화 절정기는 제주도가 3월 19일 이후, 남부지방은 3월 21일~4월 2일, 중부지방은 4월 1일~4월 9일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창덕궁의 활짝 핀 진달래. 김춘식 기자

창덕궁의 활짝 핀 진달래. 김춘식 기자

 
이에 비해 153웨더는 지난 13일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개나리·진달래가 개화할 것이란 예보를 내놨다. 봄꽃 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월 하순과 3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고,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란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따라서 개나리는 3월 16일 제주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18~25일, 중부지방은 3월 27일~4월 1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이후에 각각 개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달래는 3월 19일 제주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22일~30일, 중부지방은 3월 29일~4월 4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7일 이후에 필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업체 예보를 종합해보면 개나리는 제주도에서 3월 12일(케이웨더), 혹은 3월 16일(153웨더) 개화해 봄꽃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뒤이어 진달래는 제주에서 3월 15일(케이웨더) 혹은 3월 19일(153웨더) 개화가 예상된다. 두 업체 예보에 4일 차이가 나는데 어디까지나 예보인 만큼 둘 다 참고로 하면 그뿐이다.
 
 
꽃 피는 순서, 개나리>진달래>벚꽃
한국의 봄꽃 삼총사는 개나리·진달래·벚꽃이다. 이들은 대개 3월 중순 제주에서 피기 시작해 약 한 달 후인 4월 중순쯤 수도권·강원권까지 북상한다. 개나리·진달래는 하루에 약 30㎞씩 재빠르게 북상하면서 전국을 온통 봄 색깔로 물들인다. 대개 개나리 개화 사나흘 후에 진달래가 핀다. 진달래가 개화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벚꽃이 핀다.
 
 
경회루에 핀 벚꽃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경회루에 핀 벚꽃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개화(開花) 판정에도 규칙이 있다. 지역별 기상청 관측소나 개화 군락지 등에 미리 정해 둔 관측 표준목에서 대개 세 송이 이상의 꽃이 완전히 피었을 때 “개화했다”고 규정한다. 비록 양지바른 곳에 꽃이 활짝 피었을지라도 표준목에 꽃이 피어 있지 않으면 공식적인 개화로 인정해야 되지 않는다.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 여좌천에는 벚나무 표준목 3그루가 지정돼 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도 벚꽃 개화 표준목이 있다.
 
 
표준목에 3송이 만개해야 ‘개화’
원래 봄꽃 개화 예보는 기상청에서 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민간기상업체들에 그 임무를 넘겼다. 봄꽃 개화 예보와 함께 가을 단풍 예보, 김장 적정시기 예보 등 계절성 기상정보 생산과 제공 서비스에서 손을 뗀 것이다. 당시 기상산업 육성이란 명분을 내걸었지만 ‘잘해도 본전 찾기 힘든 봄꽃 개화 예보’를 민간에 떠넘긴 것으로도 비쳤다.
 
 
2018년 개나리, 진달래 개화 예상시기. [출처 케이웨더]

2018년 개나리, 진달래 개화 예상시기. [출처 케이웨더]

 
개나리·진달래도 그렇지만 벚꽃 개화 시기 예측은 정말로 어렵다. ‘신의 영역’으로 치부될 정도다. 일반인과 지자체 등은 기상청 발표를 믿고 관광이나 휴가, 축제 계획 등을 미리 짜기 마련이다. 개화 예보가 빗나가면 기상청에 대한 원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벚꽃 만개 예상 시기에 벚꽃이 이미 다 진 경우도 있었다. 일본 기상청도 벚꽃 개화 예보가 빗나가 혼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보다 보름이상 앞당겨진 기상예보
당초 기상청은 2월 하순쯤 개나리·진달래 개화 예보를 했다. 하지만 민간이 맡고 나서는 예보 시기가 엄청 당겨졌다. 경쟁 때문이다. 이번에 케이웨더는 2월 8일 일찌감치 개나리·진달래 개화 예보를 내놨다. 153웨더는 2월 13일 예보를 했다. 예년에 예보에 동참했던 웨더아이는 2월 13일 오후 5시 현재까지 해당 예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개화 예보가 한 달 이상 남은 시기에 일찌감치 나온 건 반길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확도다. 민간기상업체의 빗나간 예보로 인한 낭패를 줄이기 위해 개화 시기에 근접해서 나오는 일기예보를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그래서 생긴다.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iexlover@naver.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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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원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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