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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실격 화풀이 ‘SNS 테러’ … 캐나다 경찰까지 나섰다

중앙일보 2018.02.15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 경기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최민정(가운데)과 킴 부탱(오른쪽). [뉴스1]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 경기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최민정(가운데)과 킴 부탱(오른쪽). [뉴스1]

일부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도를 넘어섰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의 소셜미디어에 몰려가 살해 협박까지 일삼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캐나다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3일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서 캐나다 여자 대표 킴 부탱(23)은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부탱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네티즌이 그의 소셜미디어에 몰려가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부탱은 이날 결승에서 네 번째로 들어왔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2위로 들어온 한국 최민정(20)이 실격당하면서 부탱이 3위로 올라섰다. 심판진은 최민정이 아웃코스에서 부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임페딩(밀기 반칙)’을 했다고 판정했다. 둘은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는데 최민정에게 벌칙이 내려졌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전날 팀미팅에서 바깥쪽 추월과 관련해 엄격한 판정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다”며 판정에 수긍했다. 하지만 국내 일부 팬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부탱도 함께 밀었는데 왜 최민정만 당해야 하느냐”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부탱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몰려가 댓글 폭탄을 날렸다. “부끄러운 줄 알라” “너네 아빠가 그렇게 가르쳤나”는 글과 함께 “찾으면 죽여버리겠다”는 살해 협박까지 했다. 부탱은 결국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았다.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킴 부탱이 14일 시상식에서 감정이 북받친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킴 부탱이 14일 시상식에서 감정이 북받친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사태가 심각해지자 캐나다 경찰까지 조사에 나섰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우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캐나다 빙상연맹과 보안 인력, 캐나다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방송사 CBC는 “만약 판정이 틀렸다면 왜 심판이 아닌 부탱을 비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한국발 ‘사이버 테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당시엔 여자 쇼트트랙의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선두로 달리던 박승희를 넘어뜨렸다. 박승희는 동메달에 그쳤고 크리스티는 실격됐다. 한국 팬들은 그때도 크리스티의 계정에 “죽이겠다”는 등 폭언을 남겼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이사는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 도를 넘는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규제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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