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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흑인 대통령의 초상화, 최초로 흑인 작가가 그렸다

중앙일보 2018.02.13 11:50
12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서 공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EPA=연합뉴스]

12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서 공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렸다. 백인 일색이었던 갤러리의 ‘미국 대통령 섹션’에 처음 걸린 흑인 대통령의 초상화다.
 

오바마-미셸 부부 초상화
스미스소니언 갤러리 공개

이날 오바마는 액자를 가린 베일을 직접 걷어 세로 213㎝에 달하는 대형 초상화를 공개했다. 행사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오바마의 초상화는 화려한 꽃과 잎사귀가 가득한 녹색 배경을 하고 있다. 그 안에서 오바마는 노타이에 재킷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꽃은 아프리카 블루 백합, 재스민, 국화다. 오바마의 인생을 함축하는 꽃들이다. 아프리카 블루 백합은 오바마의 뿌리인 케냐를 의미하고, 재스민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하와이를 상징한다. 국화는 오바마가 정치를 시작한 시카고의 꽃이다.  
 
미셸의 초상화는 장식 없는 회색 배경 속에 흰 드레스 차림으로 앉아있는 미셸을 담았다. 부인의 초상화에 대해 오바마는 “내가 사랑하는 여성의 지성과 매력,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멋지게 포착해둔 작가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부부의 초상화를 그린 작가는 케힌데 와일리와 에이미 셰랄드. 각각 오바마와 미셸을 그린 두 작가는 모두 흑인이다. 이들은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를 그린 최초의 흑인 작가가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이 물러난 뒤 의례적인 행사로 이어져 온 초상화 공개가 이번엔 눈에 띄게 차별화됐다”며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부부를 그린 작가들도 흑인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전했다. 
오바마 부부는 작가 선정 작업에 참여했으며, 이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12일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미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서 공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과 작가 케힌테 와일리가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2일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미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서 공개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과 작가 케힌테 와일리가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있는 미셸 오바마. [EPA=연합뉴스]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있는 미셸 오바마. [EPA=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와일리와 셰랄드는 작품을 통해 ‘인종의 정치’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해 온 작가다. 특히 오바마를 그린 와일리의 경우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오바마와의 공통점 때문에 더 주목받고 있다.  
와일리는 “이런 제안을 받기엔 너무 미천하지만, 오바마의 이야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그린 최초의 흑인 작가가 된 것은 엄청난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는 “회색으로 쉰 머리를 줄이고, 귀를 작게 해달라고 했지만 예술적 완성도 때문에 거절됐다”며 “하지만 와일리가 말을 타고 있는 초상화를 그리겠다고 하길래 ‘나를 나폴레옹처럼 보이지 않게 해도 이미 충분히 정치적인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설명해줬다”며 제작 뒷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스미스소미언 국립초상화 갤러리는 1962년부터 전직 대통령 초상화를 의뢰해 공개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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