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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햄버거 먹다 본국으로 끌려간 선수는

중앙일보 2018.02.0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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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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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의 나라 인도는 전통에 따라 소를 신성시한다. 힌두교도들에게 암소는 여신과 같은, 매우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다. 그들은 암소 앞에 서 있거나 암소를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더는 우유를 짤 수 없는 암소라 해도 절대로 도축하지 않는다. 늙은 암소를 죽이는 행위는 노모를 살해하는 행위와 동일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도 29개 주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는 암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올림픽에 출전한 인도 선수 두 명이 소고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다 발각되는 일이 벌어졌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라힘 카말과 스노보드 선수 아만딥 거프릿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밴쿠버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두 선수는 주위의 시선을 피해 소고기가 들어간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서 숙소까지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어디서 햄버거를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두 사람은 발각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화장실에 숨어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너무 햄버거 먹기에 열중했던 걸까. 코치가 선수들을 찾기 위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새까맣게 듣지 못했다. 
 
방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응답이 없자, 걱정이 앞선 코치는 프런트에서 마스터키를 가져와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서 두 선수의 이야기 소리를 듣게 된다. 코치는 선수들이 소고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악한 코치는 현장을 덮쳤고, 두 선수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황급히 햄버거를 변기 안으로 넣고 물을 내렸다. 하지만 하수구로 미처 내려가지 않은 게 있었으니, ‘맥도날드’가 적힌 햄버거 포장지였다.
 
물증을 확보하고 선수들의 자백을 얻어낸 코치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에게 둘의 징계를 요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결국 이들은 올림픽에 제대로 참가하지도 못하고 귀국행 보따리를 쌀 수밖에 없었다. 순간의 호기심이 불러온 처참한 대가였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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