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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망사고' 유족 만난 병원…"사고 책임 인정한다"

중앙일보 2018.02.08 23:01
정혜원 전 이대목동병원장(오른쪽 둘째)등 의료진이 지난해 12월17일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전날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혜원 전 이대목동병원장(오른쪽 둘째)등 의료진이 지난해 12월17일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전날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지난해 12월16일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병원 측은 8일 오후 7시30분쯤 이대목동병원 회의실에서 사망 신생아 유족들을 만났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수진 교수를 제외한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 의료진, 정혜원 전 이대목동병원장, 전현직 경영진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병원 의료진과 경영진은 유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아이들이 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건 병원에서 균이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병원당국은 사망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병원이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 앞에서 책임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병원 관계자들은 한 명씩 일어나 유족들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사망한 신생아의 아버지 조모(42)씨는 "사과 도중 유족도 울고 신생아 중환자실 주치의들도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 측은 "사건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고 사건의 본질이 호도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불행한 사고가 어느 곳에서도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민·관 합동 TF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6일 조 교수가 실장으로 있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심정지를 일으켜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었다. 앞서 병원과 유족들은 지난해 12월20일 첫 간담회를 열었지만 실무 의료진이 모두 불참하면서 20여 분만에 파행된 바 있다.
 
사고 이후 이대목동병원은 경영진이 전원 사퇴하고 지난달 29일 새 경영진이 임명됐다. 지난달 꾸려진 이화의료원 운영특별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병원 감염관리를 비롯한 환자 안전 시스템을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조씨는 "병원과 한 테이블에서 만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구체적인 재발방지책 없이 원론적인 이야기들만 오가서 조금은 아쉬운 자리였다"며 "최근 국회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건과 관련해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해 유족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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