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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여성 성매매 방조…국가가 위자료 지급하라”

중앙일보 2018.02.08 20:30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사죄 촉구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사죄 촉구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군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 11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국가의 성매매 방조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22부(이범균 부장판사)는 8일 이모씨 등 116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는 강제수용 피해까지 겪은 피해자들에게 700만원씩,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300만원씩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씨 등은 2014년 6월 “성매매가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하고 불법행위 단속 예외지역으로 지정해 성매매를 단속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입은 만큼 1인당 10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작년 1월 1심은 원고 중 57명에 대해서만 “각각 500만원을 주라”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은 그러나 “성매매업 종사를 강요하거나 이를 부추기려 한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기지촌 조성·관리, 성매매 조장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1심보다 국가의 책임을 더 넓게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일반적 보호 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성매매 중간 매개 및 방조, 성매매 정당화를 조장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을 인정해 모든 원고에 대해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2심은 다만 성병 감염자들을 격리해야 한다는 법규가 마련되기 전에 성병에 걸린 여성들을 격리 수용한 부분은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행위”라고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들의 “국가가 기지촌 성매매를 단속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1·2심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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