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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공 두고 고민하는 이상화와 김보름

중앙일보 2018.02.08 16:32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이상화가 선수촌에 입촌했다. [연합뉴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 이상화가 선수촌에 입촌했다. [연합뉴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장거리 간판 김보름(25·강원도청)이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주종목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종목에 출전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상화의 전공은 '500m'다. 고교생일 때 출전한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5위에 오른 이상화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서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한다면 보니 블레어(미국·1988년, 92년, 94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된다. 이상화의 부전공은 '1000m'다. 올시즌 월드컵 랭킹은 26위지만 2차 대회엔 기권했고, 4차 대회엔 아예 출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오르기 시작했을 때 나선 3차 대회에선 10위에 올랐다. 1000m 한국 기록(1분13초66)도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 세 차례 올림픽에선 500m 경기를 치른 뒤 1000m 경기가 열렸다. 500m가 주종목인 이상화는 금메달을 따낸 뒤 1000m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선 1000m 경기가 먼저 열린다. 이상화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이상화는 지난 6일 "이번엔 1000m(14일)가 끝나고 500m(18일)가 열린다. 신체 리듬이 꼬일 수 있어 출전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혹시 1000m에서 부상을 입거나 무리하다 페이스가 흐트러질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상화는 케빈 크로켓 코치와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상화와 500m에서 금메달을 다툴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두 종목 모두 노리고 있다. 500m는 월드컵 랭킹 1위, 1000m는 2위기 때문이다. 1000m도 5차 월드컵에 불참하면서 1위에서 내려갔다. 실제로 일본 언론은 고다이라가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내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화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1000m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6일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김보름. [연합뉴스]

6일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김보름. [연합뉴스]

 
김보름은 예상치 못하게 3000m 출전권을 얻으면서 갈등에 빠졌다. 당초 김보름은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에만 나설 예정이었다. 쇼트트랙과 비슷한 매스스타트는 김보름이 지난해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종목이다. 팀 추월은 노선영이 엔트리에서 빠지는 등 소동이 있었지만 출전이 결정됐다. 그런 상황에서 3000m 출전권을 가진 러시아 선수의 불참으로 우리 나라에게 출전권이 돌아올 가능성이 생겼다. 최종 결정은 9일에나 난다. 국내 선발전에선 김보름이 이 종목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김보름에게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김보름은 개인훈련을 하다 나중에 강릉에 들어오려는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엔 10일에 들어오려고 했으나 3000m 경기가 10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6일 오전 강릉선수촌에 들어온 김보름은 자신의 스물다섯번째 생일을 맞은 6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트장에서 첫 훈련을 했다. 김보름은 "빙질이 잘 맞는 것 같다. 3000m에 갑자기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져 급하게 왔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상화와 달리 출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김보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4분03초85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6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보름이 3000m에서 메달을 딸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김보름은 "하늘이 내린다는 올림픽"이라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김보름은 "입촌 전 마지막으로 훈련량을 늘려 체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 했다. 계획이 달라지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 번 이라도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3000m는 메달을 기대하기보다는 내 기록에 도전하는 종목이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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