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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의 삼지연스케치]8일 올림픽 축하무대 무대 오르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은....

중앙일보 2018.02.08 15:46
 8일 오후 8시 강릉 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삼지연관현악단은 북측의 상설 음악단체가 아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축하공연을 위해 기존 예술단에서 몇명씩 차출해 구성한 임시예술단이다. 북측은 이전에도 남측 공연을 위해 ‘평양예술단’이라는 이름으로 공연단을 꾸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각종 공연을 위해 예술단을 모으는 경우가 있다”며 “대규모 공연을 위해 음악과 무용단을 모으는 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전 방남 공연때는 무용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등 한국 노래와 세계 명곡을 위주로 편성됐다고 한다.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5월 당대회 경축 공연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모란봉악단이 지난해 5월 당대회 경축 공연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특히 삼지연관현악단이 관심을 끄는 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한 뒤 등장한 북한판 소녀시대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8일 오전 리허설을 마치고 강릉아트센터를 나서고 있다. 이들은 청봉악단 소속 단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8일 오전 리허설을 마치고 강릉아트센터를 나서고 있다. 이들은 청봉악단 소속 단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은 음악을 영도예술의 하나로 여겨 김일성 주석 때부터 대중음악 예술단을 운영해 왔다. 음악과 무용등 각종 장르를 아우르는 만수대 예술단이 대표적이다. 또 왕재산경음악단과 보천보전자악단도 사상교양과 체제 찬양의 노래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왕재산경음악단과 보천보전자악단은 최근 활동이 없어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 만수대예술단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지만 2009년 창단된 삼지연악단이 여기 소속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예술단들과 달리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창단된 악단들은 이전과 달리 활기차고 경쾌한 음악을 추구한다.  
 
 2012년 7월 창단된 모란봉악단이 대표적이다.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선우향희(바이올린 담당)를 악장으로, 바이올린과 첼로(유은정), 전자오르간(김향순.이희경), 피아노(김영미), 전자드럼(이윤희), 전자기타(강영희), 베이스기타(이설란)로 반주를 꾸렸다. 이전 보천보전자악단과 유사하지만 최신악기를 갖추고, 가수들도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무대를 오가며 율동을 곁들인 노래를 한다. 이들은 2012년 7월 20일 창단공연 때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거나, 미키마우스나 서양 영화음악 등을 연주해 북한 주민들에게 과거와 달라진 이미지를 보여줬다. 김유경, 김설미, 류진아, 박신향, 박미경, 정수향, 라유미 등의 악단 소속 가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다녔던 금성학원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중 류진아와 라유미는 공훈배우라는 칭호를 받았다. 준인간문화제급으로 북한에선 이들에게 특별대우를 한다. 모란봉 악단은 지난해 말 북한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김정은은 모란봉악단에 벤츠 버스를 보내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성학원 시절의 김주향 [중앙포토]

금성학원 시절의 김주향 [중앙포토]

청봉악단에서 공연중인 김주향 [조선중앙TV캡처]

청봉악단에서 공연중인 김주향 [조선중앙TV캡처]

삼지연관현악단의 단원이 7일 버스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봉악단의 가수 김주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삼지연관현악단의 단원이 7일 버스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봉악단의 가수 김주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또 2년뒤 창단된 청봉악단은 다소 단정한 음악을 추구한다. 무대에서 율동도 곁들이긴 하지만 절제된 모습이다. 청봉은 김일성 주석(1994년)이 항일 운동을 했다는 백두산 동남부 일대 봉우리 명칭이다. 모란봉악단이 20대 초 중반으로 구성된 반면, 청봉악단은 20대 중후반으로 구성됐다. 청봉악단에는 남성들도 포함돼 있다. 청봉악단의 가수 김수향은 2000년 서울을 방문해 공연하고, 남측 사람들이 평양을 갔을 때도 수시로 무대에 서면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위해 방한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역시 금성학원 출신으로 이설주의 후배다. 2007년 기자가 금성학원을 방문했을 때 이설주는 ‘청춘’이라는 노래를 김주향은 ‘백두에서 한나(한라)는 내 조국’이라는 곡을 불렀다. 두사람 모두 김정은 시대 들어와 창단된 은하수관현악단에 소속돼 활동하다 이설주는 결혼을 했고, 김주향은 청봉악으로 옮겨 활동 중이다. 
김정은이 창단한 은하수관현악은 2013년 7월 27일 공연을 끝으로 해체됐다.
 
두 악단은 지난해 5월 7차 당대회 기념공연에서 협연을 펼치곤 한다. 이런 공연에는 국가공훈합창단(국립합창단)이나 인민군 교향악단(군교향악단)이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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