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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남녀' 버츄-모이어, "이번엔 국기 제대로 펴주세요"

중앙일보 2018.02.08 13:50
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하는 테사 버츄(왼쪽)-스캇 모이어. [강릉 AP=뉴시스]

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하는 테사 버츄(왼쪽)-스캇 모이어. [강릉 AP=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스댄스 커플'. 테사 버츄(30)-스캇 모이어(32·이상 캐나다) 조에게 붙은 수식어다.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둘은 평창 올림픽에서 8년 만에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에선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버츄-모이어 조가 우승을 차지한 뒤 열린 시상식에서 캐나다 국기가 접힌 채 올라간 것이다.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를 지켜보던 모이어는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둘은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끝까지 캐나다 국가를 따라불렀다.
 
그리고 1년 뒤 열린 올림픽을 위해 버츄와 모이어는 다시 강릉을 찾았다. 7일 공식 훈련 뒤 만난 모이어는 취재진을 향해 "웰컴 투 코리아"라고 인사했다. 그는 "버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곳에 올 수 있어 행운이다. 20년간 파트너십을 이루면서 올림픽에 다시 출전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국기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난다. 그 쪽으로 갈 수 없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자원봉사자들, 뭐하는 거야'란 생각도 했다"고 미소지었다. 버츄는 "그래도 국기는 울렸다. 똑같은 위치에 다시 잘 걸리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어 "이 경기장이 정말 좋다. 색깔이나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 4대륙선수권 아이스댄스 시상식에서 접힌 채 올라간 캐나다 국기.

지난해 2월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 4대륙선수권 아이스댄스 시상식에서 접힌 채 올라간 캐나다 국기.

 
아이스댄스는 말 그대로 얼음 위에서 춤을 추는 경기다. 점프를 하거나 여자 선수를 던지는 페어 종목과 달리 우아함과 예술성이 중요하다. 버츄와 모이어는 '동네 친구'다. 온타리오주 런던 출신인 둘은 각각 발레와 아이스하키를 병행하면서 피겨를 배웠는데 버츄가 7살, 모이어가 9살인 1997년에 처음으로 파트너가 됐다. 눈빛만 봐도 서로 잘 알 정도로 호흡이 빼어나다. 두 사람은 2010년 자국에서 열린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스타로 떠올랐다.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선 아쉽게 은메달에 머무른 뒤 은퇴했다. 하지만 2년 만에 깜짝 복귀를 선언했다. 평창올림픽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다. 둘은 이번 대회 캐나다 선수단 기수로도 나선다.
 
한국 팬들은 두 사람에게 애정을 담아 '버모네(버츄+모이어)'라고 부른다. 선남선녀인 둘이 알콩달콩한 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아름다워서다. 파트너를 아끼는 모습은 늘 눈에 띄지만 둘이 교제한 적은 없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는 모이어가 판정 시비 끝에 은메달을 따낸 피겨 여왕 김연아(28)를 향해 '네가 최고'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열린 김연아 아이스쇼에 출연할 때도 빙판 위 꽃을 줍는 화동들에게 한국말로 격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출전한 테사 버츄와 스캇 모이어. [나고야 AP=연합뉴스]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4차 대회에 출전한 테사 버츄와 스캇 모이어. [나고야 AP=연합뉴스]

 
모이어는 "20년간 파트너십을 이뤄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캐나다를 대표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버츄도 "여기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국기를 들게 돼 특별한 올림픽"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단체전에서도 캐나다 대표로 출전한다. 모이어는 "단체전까지 두 개의 메달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웃었다. 둘은 올림픽을 앞두고 프로그램에도 미세한 변화를 줬다. 버츄는 "캐나다 선수권을 계기로 모든 구성요소에 조금씩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바꿨느냐'는 질문에 모이어는 "더 물어봐도 된다"고 웃으며 "탱고의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개인전에 앞서 11일(쇼트 댄스)과 12일(프리 댄스) 열리는 단체전에 출전해 캐나다의 금메달 도전을 이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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