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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사업 ‘수주 뇌물’ 뿌린 SK건설

중앙일보 2018.02.08 12:00
SK건설이 예비역 군인을 통해 주한 미군기지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뇌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 미군기지 기반공사 수주 대가로 뒷돈 31억원
대기업과 예비역 군인 결탁한 ‘뇌물비리’
자금흐름 숨기려 돈세탁 및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전국 각 지역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기반공사를 따내려 미군 계약관에게 뒷돈 31억원을 건넨 혐의(국제뇌물방지법 위반)로 SK건설 전무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사업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2022년까지 전국에 산재된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만 16조원에 달해 각 건설사에서 ‘수주 경쟁’을 벌여왔다. 검찰에 따르면 SK건설은 이 중 공사규모가 4600억원 가량인 ‘기반공사’를 따내려 로비를 벌였다. A전무는 이 기반공사를 수주하게 도와준 대가로 미군 군무원에게 총 31억원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전무에게 받은 돈을 미군 계약관에게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예비역 공군 중령 B씨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B씨는 국방부가 선정한 주한 미군기지 이전사업 담당자로 SK건설로부터 31억원을 수수한 뒤 자금세탁을 거쳐 이 중 21억원을 미군 계약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전무와 예비역 중령 B씨는 뇌물성 자금 31억원을 정상적인 공사대금이 지급된 것처럼 속이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국내 대기업과 부패한 외국 공무원, 예비역 군인 등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벌인 ‘기업형 뇌물 비리’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부패한 외국 공무원과 결탁해 안보와 직결되는 대형 공사를 수주한데다 뇌물이 건네지는 과정에 자금세탁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건설시장 질서는 물론 국가안보까지 위해한 범죄란 의미다.  
 

수사에 참여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부패한 공무원, 예비역 군인 등과 결탁한 뇌물비리다. 향후 공판 절차에서 미국 연방검찰 및 수사기관과 증거를 공유하는 등 국제 형사사법 공조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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