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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평창에서 "한국말 아냐"고 질문받은 사연

중앙일보 2018.02.08 11:11
8일 오전 한국어로 발송된 강릉 화재 관련 안내 문자를 받은 영국 기자. [평창=김효경 기자]

8일 오전 한국어로 발송된 강릉 화재 관련 안내 문자를 받은 영국 기자. [평창=김효경 기자]

"캔 유 스피크 코리언(한국어 할 줄 아세요)?"
 
설마 저 말을 한국에서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8일 오전 9시 20분쯤 평창 알펜시아 메인프레스센터에 들어가려는 제게 캐나다 조직위원회 관계자 몇 명이 다가오더군요. 대학 시절 토익 점수는 자랑할 만 한 정도가 아니었지만 씩 웃으며 답변했습니다. "슈어 와이 낫?(물론이죠, 왜 못하겠어요)" 
8일 오전 강릉에서 발생한 화재 관련 강릉시청에서 발송한 안내 문자

8일 오전 강릉에서 발생한 화재 관련 강릉시청에서 발송한 안내 문자

다행이라며 그들이 제게 핸드폰 하나를 내밉니다.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내용이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받아보니 저도 받은 내용입니다. 강릉시청에서 보낸 재난 관련 안전 안내 문자입니다. '[강릉시청] 09시 현재 회신동 화재발생, 현장차량 통제 및 연기확산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 곳에서는 먼 장소다. 강릉 시내 지역이니 대피할 필요는 없다"고 알려주자 "고맙다"며 엄지를 세우고 갔습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걸 본 영국 기자도 제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화재가 발생했지만 여기와 먼 곳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오전 9시 1분에 강릉미디어촌 인근 아파트 단지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화재였습니다. 작업중인 건축자재인 단열재 스티로폼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소방서 인근인 까닭에 초기 진압은 30분 만에 끝났고,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든 불이 잡혔습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대피인원은 없고, 인명 피해도 없었습니다.
강릉시청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커먼 연기가 타오르고 있다. 강릉=여성국 기자

강릉시청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커먼 연기가 타오르고 있다. 강릉=여성국 기자

강릉시청은 9시 17분에 긴급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문의했더니 이 문자는 특정인에게 발송된 것은 아니며, 강릉과 평창 지역에 모두 발송됐다고 합니다. 정보동의를 구해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영어나 외국어로 된 메시지를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올림픽에 참가한 외국인 관계자들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제게 질문했던 영국 기자는 "재난 관련 시스템은 좋다"며 "시스템상 영어로 된 문자를 발송하긴 어렵다"고 전했더니 "충분히 이해한다. 한국어를 조금 배워둬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떠났습니다.
 
평창=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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