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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모로코 손실 3000억…호반, 대우건설 인수 포기

중앙일보 2018.02.08 11:04

고래 뱉은 새우 … 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포기
 

호반, 인수 절차 중단 산은에 최종 통보
대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9일만
예상 못한 대우건설 해외사업 부실이 화근
대우건설 매각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8일 밝혔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9일 만이다.  
 
호반건설은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대우건설)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면서 호반이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며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이러한 의사를 8일 오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 사옥

대우건설과 호반건설 사옥

9년 만에 성사 직전까지 갔던 대우건설 매각이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돌발적으로 불거진 해외 사업 때문이다. 대우건설 입찰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해외 사업 부실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다시 제작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던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4000억원 남짓으로 줄게 됐다. 특히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이 855억원이었는데, 이번 모로코 건이 더해지면서 손실 규모는 연간 4225억원으로 급증했다. 산업은행은 이런 사실을 7일에서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예비 실사 과정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을 보고 인수를 판단했던 호반 건설은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은 해외 사업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향후 어떤 부실이 또 튀어나올지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대우건설 매각은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은 31일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한 바 있다. 호반건설이 전체 매각 대상인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100만 주) 중 40%(1억6600만 주)만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 10.75%(4500만 주)는 2년 뒤 매입하는 분할인수 방식으로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매각가격은 약 1조6000억원(주당 77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호반건설은 2월 중 정밀 실사를 거쳐 4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7월께 매각 절차를 끝낼 계획이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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