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함메르 이후 가장 추운 개최지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눈조각을 하는 작가.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2/08/530ba438-eb60-4ee3-9fd1-36d1daeb24d0.jpg)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눈조각을 하는 작가. [AP=연합뉴스]
맞습니다. 다만 릴레함메르만 제외하고요. 미국 국제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평창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이후 가장 추운 개최지일 가능성이 큽니다. 올림픽 개최 기간인 2월의 평창 최고기온은 평균 영하 0.6도입니다. 릴레함메르는 2월 최고기온 평균이 영하 2.8도로 평창보다 더 추웠습니다.

데이터 출처=어큐웨더
반면 러시아 소치, 캐나다 밴쿠버 등 근래 올림픽을 개최한 다른 도시들의 최고기온은 영상권입니다. 소치나 이탈리아 토리노는 최고기온 평균이 무려 영상 10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소치는 최저기온마저도 영하권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위도가 낮은 평창이 왜 춥지?
![휘닉스 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는 캐나다 마크 안토인 가뇽 선수.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2/08/a3a7e109-46a4-4c49-880a-4223a93685e7.jpg)
휘닉스 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는 캐나다 마크 안토인 가뇽 선수. [EPA=연합뉴스]
고도도 한몫합니다. 대류권에서는 통상 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평균 0.65도씩 낮아집니다. 평창의 고도가 750m니까 해발고도 50m 지역에 비해 4.6도가량 더 춥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최근 개최지 중에선 미국 솔트레이크시티(2002년 개최지)의 고도가 해발 1320m로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밴쿠버는 해발 21m, 소치는 해발 34m에 불과합니다. 근래 개최지들은 모두 험난한 '겨울왕국'과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죠.

역대 개최지 절반만 살아남을 듯
동계올림픽을 열려면 2월 기온이 낮고 적설량이 적당해야 합니다. 한데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2월 평균기온은 1920~50년대 영상 0.4도에서 1960~90년대에 3.1도, 21세기 들어 7.8도로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2050년대까지 1.9~2.1도, 이번 세기 후반까지는 2.7~4.4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답니다. 전 세계 195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충실히 이행한다 하더라도, 2050년대엔 21곳 중 13곳만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는 도시로 남으리라는 게 스콧 교수팀의 결론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에 실패한다면 이 숫자는 12곳으로 줄어듭니다. 2080년대엔 단 8개 도시만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고요.

자료=워털루대 https://goo.gl/Yx3wrS
온난화가 겨울 스포츠 위협
![따뜻한 동계올림픽 기록을 세운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파크 한가운데 우뚝 선 성화.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경향 이석우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2/08/ca01d331-200b-4df3-8c5e-fae9bf9b8ee4.jpg)
따뜻한 동계올림픽 기록을 세운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파크 한가운데 우뚝 선 성화.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경향 이석우기자]
스콘 교수 연구팀의 측정 모델에 따르면 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2도 오르면 동부 알프스 지역 약 300개 리조트 중 70%가 문을 닫고, 4도 상승하면 90%가 폐장해야 합니다. 지금도 이미 전 세계 스키장은 '인공 눈' 없이는 운영이 어렵습니다.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선 2010년부터 대도시 하수처리장의 물을 제설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인근 스키 리조트에 엄청난 인공 눈을 쌓아두고 있는데, 이 때문에 안 그래도 물이 부족한 양쯔 강의 수위가 더욱 낮아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같은 환경 논란과 눈을 확보하기 위한 고군분투에도 문 닫는 리조트는 늘었고, 스키의 메카였던 알프스 산맥 부근의 관련 업장도 다양한 공공 보조금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답니다.
글=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 데이터시각화=배여운, 디자인=임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