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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조사 대상, MB정부 5건 노무현정부 0건

중앙일보 2018.02.08 00:58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 6일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개별 사건(12개)에는 이명박 정부(2008~2013년) 때 사건이 5개나 포함됐다. 2008년 광우병 관련 PD수첩 사건, 2010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사건 등 하나같이 정치적 휘발성이 큰 사안이다. 박근혜 정부(2013~2017년)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추문 사건까지 포함할 경우, 10년이 채 안되는 보수정부 기간 벌어진 사건이 전체의 절반(6개)이다. 검찰과거사위원회 간사 역할을 맡은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향후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전·현직 검사의 징계,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형사조치까지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사위 위원 9명 중 5명 민변 출신
출범 직후부터 정치적 편향성 논란
과거사·성추문·검경 수사권 놓고
법무부·검찰 위원회 간 의견 대립

검찰찰과거사위 사전조사 대상 사건

검찰찰과거사위 사전조사 대상 사건

사실 과거사위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었다. 전체 위원(9명) 가운데 위원장을 맡은 김갑배 변호사를 비롯해 김용민·송상교·임선숙 변호사, 정한중 한국외대 교수 등 5명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까닭이다. 민변은 법조계 안팎에서 대체로 진보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거사위가 선정한 ‘우선 조사 대상’ 목록에 포함된 개별 사건(12개) 가운데 노무현 정부(2003~2008년) 시기 사건은 없다.
 
이밖에도 과거사위는 조사 실무를 담당하는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받은 뒤 추가 보완 조사도 요구할 수 있다. 이번 과거사위 결정에는 같은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의견 역시 상당히 반영됐다고 한다. 법무·검찰개혁위는 과거사위보다 석달 앞선 지난해 9월 설치됐다. 박상기(66) 법무부 장관 직속이다. 위원장인 한인섭(58)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장관과 함께 2004년 노무현 정부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과거사위는 지난해 말 법무·검찰개혁위로부터 비공식적으로 25개 사건, 대검 직속 검찰개혁위원회 태스크포스팀(TFT)에서 10개 안팎 사건을 넘겨받았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은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같이 과거 형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춘 반면, 법무부 산하 개혁위에선 국민적 관심도나 적폐청산 기조를 먼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 부처인 법무부와 그 관리·감독을 받는 검찰이 똑같은 사안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와 검찰 간 ‘엇박자’는 최근 여검사 성추행 피해 사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각각 따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조사할 기관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대검 차원에서 조희진(56·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주축이 돼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출범시켰다. 검찰은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민간인 외부 인사가 주축이 된 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그렇지만 불과 이틀뒤인 지난 2일 법무부는 권인숙(54)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했다. 특히 법무·검찰개혁위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검찰청에서 별도로 추진 중인 외부 조사위원회 구성을 즉각 중단하고, 법무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입장을 박 장관에게 전달했다. 법무·검찰개혁위는 여성 검사가 상급자 눈치를 보지 않고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권고안도 다음달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검찰과 법무부 산하 위원회 간 의견 대립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 이르면 8일 법무·검찰개혁위가 검·경 수사권 조정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 법무·검찰개혁위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검찰의 기능을 한정하고 경찰의 1차적 수사권을 보장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법제도 개혁안에 동의하고 있지 않냐”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여러가지 개혁방안이 담긴 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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