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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개 ‘텐트 올림픽’ 가건물보다 1000억원 아꼈다

중앙일보 2018.02.08 00:57 종합 14면 지면보기
평창 겨울올림픽 시설물 가운데 상당수가 가건물 대신 텐트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텐트 올림픽’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방수와 방염 처리가 돼 있어 비와 함께 화재도 예방할 수 있다. 강릉 선수촌의 웰컴센터도 텐트 방식으로 세워졌다. [장진영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 시설물 가운데 상당수가 가건물 대신 텐트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텐트 올림픽’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방수와 방염 처리가 돼 있어 비와 함께 화재도 예방할 수 있다. 강릉 선수촌의 웰컴센터도 텐트 방식으로 세워졌다. [장진영 기자]

평창올림픽은 ‘텐트 올림픽’이다. 경기장 시설물 중 상당수가 가건물 대신 텐트로 만들어졌다. 미디어 센터, 운영진 휴식 공간과 식당, 올림픽 패밀리 라운지 등은 흔히 볼수 있는 일반 텐트다. 물류 임시 창고 및 버스 승하차 대기장, 검색대 등은 지붕이 뾰족한 몽골 텐트다. 초대형 텐트도 있다. 취재기자들이 사용하는 메인프레스센터(MPC)다. MPC 중 두 개는 기존 알펜시아 건물을 쓰고, 중앙일보 부스를 포함한 각국 매체들이 입주한 MPC3는 텐트로 만들었다. 가로 47m, 세로 100m, 높이 15m의 큰 규모다.
 

휴게소·식당·창고·검색대 등 설치
프레스 센터 일부는 초대형 텐트
대회 뒤 수거해 박람회 등 재활용

천막 재질은 폴리비닐이딘 플루오라이드(PVDF)이다. 방수·방염처리가 돼, 비도 막고 화재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텐트를 두 겹으로 설치해 실내 습기가 천장에 이슬로 맺히는 결로 현상을 최소화했다. 2012년부터 조직위에서 시설을 담당한 박종열 빙상시설부 부장은 “MPC3의 경우 마감공사 도중 문제가 생겨 물난리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난방도 문제가 없다. 7일 오후 3시 강릉 지역 기온은 0도였지만 텐트로 만들어진 미디어 베뉴 센터 온도는 17도였다. 미디어센터 내 모든 관계자가 두꺼운 외투를 벗고 다녔다. 대형 막대풍선 모양의 난방기구 덕분이다. ‘풍선 난방기’에선 30~70㎝ 간격으로 뚫린 구멍에서 더운 공기가 나온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검색대도 텐트 방식으로 세워졌다. [김효경 기자]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검색대도 텐트 방식으로 세워졌다. [김효경 기자]

비용 절감은 대표적 성과다. 조직위는 일반 텐트 280동, 몽골 텐트 416동 등 총 696개의 텐트를 설치했다. 국내업체 서울텐트의 후원을 받았는데 총 설치비용은 241억원이었다. 박종열 부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짓는 가건물로 했다면 텐트보다 5~6배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 1000억원 정도를 절약했다는 뜻이다. 박형철 빙상시설팀장은 “겨울올림픽, 특히 설상 경기장 부속 건물은 짓기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가건물이나 텐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 겨울올림픽은 올림픽을 통해 3억5000만 달러(4000억원) 흑자를 냈다. 경기장을 제외한 선수촌, 주요건물을 모두 컨테이너로 대체해 건설비용을 최소화했다. 평창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는 캐빈 2515동, 일반 컨테이너 422동, 화장실용 컨테이너 568동이 설치됐다. IOC로부터 철저한 검증도 받았다. 건축시설 규정을 정리한 오버레이북의 현재 버전은 7.0이다. 최소 여섯 번의 피드백이 있었다는 뜻이다. 박종열 부장은 “2년 전 리우 올림픽에선 MPC 내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이번엔 없다.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난 대회 보고서를 반영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사후 처리도 깔끔하다. 이번 대회에 사용된 텐트는 일회용이 아니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조직위가 서울텐트로부터 임대를 한 형태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쓴 텐트는 모두 수거해 갈 예정이다. 조직위 입장에선 별도의 처리비용이 들지 않고, 서울텐트는 재활용할 수 있다. 강민호 서울텐트 본부장은 “이번 대회에서 쓴 텐트 중 일부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5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등에서 쓴 제품이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각종 문화행사나 박람회에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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