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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 3조원 팔아치운 외국인 ­… ‘셀 코리아’ 본격화되나

중앙일보 2018.02.08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진 7일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진 7일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의 ‘발작’에 놀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는 하루 전 폭락을 딛고 6일(현지시간) 반등에 성공했지만 7일 국내 증시는 거꾸로 주저앉았다.
 

코스피 4개월 만에 2400선 붕괴
코스닥도 급락하며 830선 내줘
다우지수 반등에도 한국은 추락
미 경제 회복세에 신흥국 비중 축소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6.75포인트(2.31%) 하락한 2396.56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29일(2394.47) 이후 약 4개월 만에 지수 2400선이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0.16%)와 대만 가권 지수(1.42%)는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1.82%)와 홍콩 항셍 지수(-0.89%)도 떨어졌지만 코스피보다는 하락 폭이 작았다.
 
코스닥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추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8.21포인트(3.29%) 내린 829.96으로 마감하며 830선을 내줬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일 옵션 만기를 앞두고 시장이 압박을 받은 상태”라며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한층 커진 시장의 변동성이 가라앉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 이후 7일(거래일 기준) 연속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7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3조5000억원어치에 달한다. 7일에는 기관(7864억원 순매도)까지 외국인의 매도 행렬에 동참하면서 지수가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피변동

코스피변동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점차 발을 빼고 있다. 해외 대형 투자펀드들이 글로벌 투자 비중의 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지난 5일 다우지수가 4.9% 폭락하는 충격을 겪은 게 중요한 고비가 됐다. 신흥국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미국 국채를 비롯한 선진국의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증시가 외국인 매도 공세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살을 붙이고 빼는 건 결국 외국인 투자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신흥국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패시브 펀드(주가지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펀드로 인덱스 펀드라고도 함)의 환매가 시작됐다”며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신흥국 패시브 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선호 종목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7일 8만1000원(3.42%) 하락하며 22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220만원 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향후 반도체 업황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포스코·네이버도 주가가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로 통하는 셀트리온의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뒀지만 이날 하루 2만8200원(9.92%) 급락하며 25만6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4일(25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바이오 관련 주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연일 급락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투자) 심리 위축의 원인인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며 “시장의 변동성 국면은 2월 또는 최대 3월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정완·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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