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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인용품 보더니 슬쩍 압수, 몰카에 드러난 북한의 속살

중앙일보 2018.02.07 11:27
'대마초 피우고, 성인용품 압수하고….' 시계에 소형 카메라를 단 '몰카'를 들고 북한을 돌아보고 다큐멘터리 영화 '삐라'를 제작한 30대 교수가 북한 내부 모습이 담긴 미공개 영상을 공개했다.
 

계명대 조현준 교수, 2013년 시계 몰카차고 북한 돌아봐
다큐 영화 찍고 남겨둔 미공개 영상 공개
대마초 흡연, 100달러짜리 교환 요구
성인용품 신기한듯 만지다 압수해가

대구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조현준(37·영화감독) 교수는 7일 "2013년 11월 몰카를 들고 북한에 들어가 다양한 모습을 촬영했고 2015년 9월 삐라를 제작했다"며 "당시 신변문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공개하지 않은 북한의 어두운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일부 남아 공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소개되고 백악관까지 초대돼 화제를 모았던 탈북자 지성호씨를 지난해 인터뷰했던 영상도 함께 전했다.  
 
카드놀이 게임을 하는 북한 학생. [사진 조현준 교수]

카드놀이 게임을 하는 북한 학생. [사진 조현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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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명박, 미국놈이라고 쓰인 그림. [사진 조현준 교수]

쥐명박, 미국놈이라고 쓰인 그림. [사진 조현준 교수]

조 교수는 시계 몰카를 차고 중국 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그러곤 일주일간 함경북도 나선·청진시 등지를 여행하며 몰래 그들의 생활상을 촬영했다. 그는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 지금도 가진 캐나다 국적으로 북한에 갈 수 있었다. 
 
대마초를 피우는 북한 주민. [사진 조현준 교수]

대마초를 피우는 북한 주민. [사진 조현준 교수]

그가 찍은 영상엔 대학생이라는 북한 남성이 자유롭게 대마초를 피우고 있었다. 한 여성이 "그거 뭡네까?."라고 묻자, 이 남성은 "청진 나갔다가 뜯어왔는데."라고 했다. 그러더니 "냄새만 맡아보라우. 씨라기 냄새 나네."라고 했다. 조 교수가 옆에서 "씨라기?"라고 묻자, 이 남성은 "풀. 풀냄새."라고 답했다. 
 
계명대 조현준 교수. [중앙포토]

계명대 조현준 교수. [중앙포토]

또 다른 영상에는 북한 세관원이 등장했다. 성인용품을 손에 들고 신기한 듯 이리저리 살폈다. 그러더니 배터리를 어디에 어떻게 넣으면 작동이 되는지를 묻고, 슬쩍 압수해갔다. 성인용품은 당시 북한에 여행 온 영국인이 가져온 것이었다. 찢어진 100달러짜리를 들고 와 새것으로 바꿔 달라는 북한 주민의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사진 제공 조현준 교수]

[사진 제공 조현준 교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북한 남성 모습도 있었다. 이 남성은 "이명박 대통령 된 이후 옷과 목재 등 수출이 끊기며 남북관계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쥐명막'. '미국놈' 이라고 쓰인 '눈사람' 그림도 조 교수의 미공개 영상에 담겼다. 
 
이밖에 북한 학생들이 함경북도 도서관에서 구형 컴퓨터로 '카드게임'을 하는 모습, 운동장에서 닭싸움하는 모습, 차량이 많이 없는 도로. 그 도로 위를 남매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조 교수는 "몰카이기 때문에 연출 없이 '날 것' 그대로의 북한 내부 모습이 담긴 영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6년 찍은 황색바람에 나온 지성호씨. [사진 조현준 교수]

2016년 찍은 황색바람에 나온 지성호씨. [사진 조현준 교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소개된 탈북자 지성호씨에 대한 영상도 공개했다. 지씨는 지난 2016년 조 교수가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황색바람'에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등장했었다. 
 
황색바람은 다큐멘터리영화제에 한번 공개됐을 뿐 거의 노출이 안 됐다. 지씨는 중국을 통해 탈북하는 과정. 동생하고 헤어지면서 힘들게 이어진 탈북 과정을 조 교수의 영화를 통해 자세히 소개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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