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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발 금리인상 공포 … 완충 장치 서둘러 마련해야

중앙일보 2018.02.07 01:06 종합 30면 지면보기
미국의 꾸준한 경기 회복세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일자리가 속속 늘어나고 임금까지 오를 만큼 경제가 살아나면서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공포가 확산되면서다. 이런 우려는 바로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가시화됐고, 이 여파로 지난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역대 최대 폭인 1175.21포인트 급락했다. 하락률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인 4.6%를 기록했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이 충격으로 1.54% 하락했고, 일본·중국·동남아 증시도 3~5%씩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커져 증시 폭락
국내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직격탄
J노믹스 대폭 보완해 충격 줄여야

미국발 금융 쇼크는 기본적으로 미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맞았던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부실 정리에 성공하자 0%대의 기준금리를 다시 급격히 올리면서 시장에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9년간 4조5000억 달러의 양적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을 폈다. 이를 통해 실업률을 4%대로 낮춘 데 이어 최근에는 일손 부족까지 겹치면서 미 전역에서 임금 상승이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도 무역량 증가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미 경제의 회복세는 탄력을 받고 있다.
 
가파른 경기 회복세는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마침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5일 제롬 파월 신임 의장이 취임하면서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할 준비를 마쳤다. Fed는 2015년 제로금리 탈출에 시동을 건 뒤 지난해까지 모두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분석에 따르면 Fed는 올해 최대 세 차례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 횟수를 네 차례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1.50%로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은도 곧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J노믹스)이 이 같은 외부 충격을 막아낼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이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당장 국내 기업의 20%에 달하는 한계기업은 급격히 치솟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지난해 9월 1419조원을 기록한 가계부채가 언제 폭발할지도 모른다. 급격한 이자 부담 증가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주택시장에는 역전세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세계 경제 흐름과 동떨어져 저성장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를 급냉각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J노믹스는 이를 위해 3년 내 최저임금 54.5%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이런 정책들을 감당하지 못한다. 정부는 당장 비상경제체제를 가동하고 새로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J노믹스를 대폭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미국발 경제 충격에서 한국 경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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