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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영남 만나면 관례대로 청와대? 이번엔 평창?

중앙일보 2018.02.07 00:43 종합 6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방한하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을 만난다면 그 장소는 어디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이 만남과 관련해 “어디서, 어떤 수준으로 만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권 안팎에선 과거 선례로 봐 문 대통령이 김영남 일행을 청와대에서 만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남북 고위급회담 등을 계기로 방한한 북측 대표단은 모두 청와대에서 우리 대통령을 면담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파견되는 북한 대표단의 경우 평창 겨울올림픽 참석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평창 인근에서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72년 박정희. 박성철 부수상 면담
북측 고위급 인사 남한 방문 때
역대 대통령 대부분 청와대 접견

북측 인사가 청와대를 찾은 건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다.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직전 서울을 방문한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을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는 앞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다녀온 데 대한 답방 성격이었다.
 
통일부는 2014년 9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 갤러리를 개관하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박성철을 접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선 박 대통령이 중앙에 앉아 있고, 박성철 등 북측 대표단과 이후락 등 남측 인사들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박성철은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직후 설치된 남북조절위원회의 북측 위원장 자격으로 72년 12월 다시 서울을 방문해 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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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김영남의 면담이 성사되면 이는 지금까지 방문한 북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영남은 명목상 국가 수반이다. 앞서 주요 북한 고위급 인사로선 연형묵·김영일 북한 총리가 청와대를 찾은 적이 있다. 연형묵은 90년 9월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영일은 2007년 11월에 열린 제1차 남북 총리회담 참석차 방한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총리회담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 일행을 위해 환송 오찬을 열기도 했다.
 
남북 장관급회담이 자주 열렸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엔 북측 대표단 접견이 활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9월, 청와대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 일행을 접견하고 오찬을 했다. 당시 김 비서는 송이버섯을 선물하며 “장군님(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추석 아침에 드실 수 있도록 전달하라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8월 ‘8·15 남북 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해 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 일행을 접견했다.
 
가장 최근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서울을 찾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조문사절단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것이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방한한 것은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때가 마지막이다.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용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가 방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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