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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 후보·지지자 혈서까지 등장

중앙일보 1988.04.18 00: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순수 유권자는 10%>

○…주말 서울지역 유세장은 일부 예외가 있으나 대체로 2·12총선이나 지난해 대통령선거때와는 달리 유권자들의 참여가 거의 없는 가운데 각 후보지지자들의 이상(이상)열기만 가득한 인상.

운동원들 청소하며 이미지 부각|음료수대접등 봉투보다 서비시 작전|후보들 신사협정 맺어 모범보여

17일 서울서교국교에서 열린 마포을구유세장의 경우, 2천여청중가운데 후보들이 동원한 박수부대외의 순수유권자는 10%정도인 3백명에도 못미쳐 한산한 분위기. 동원청중들은 그나마 자기네후보의 유세가 끝나면 유세장을 빠져나가 유세의 의미를 상실한 느낌.

유세장폭력사태에 대비, 현장에 나와있던 한 경찰간부는 『지난 대통령선거때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제는 정치에서 눈을 돌리는 현상이라』고 분석하면서 『나도 우리동네의 후보이름조차 모른다』고 말하기도.

<야유로 중단사례 속출>

○…선거유세가 열기를 더해가면서 각 유세장에는 상대후보운동원들의 야유로 유세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사례가 속출.

17일 답십리국교에서의 동대문을구유세때는 첫유세자인 민정당 김영귀후보의 연설도중 각 야당측 운동원들이 『살인자 똘마니』『일치단결, 여당타도』등 구호를 계속 외치고 꽹과리를 두드렸으며 민주당 송원영후보의 연설때는 『사쿠라는 물러가라』는 구호가, 김태웅 공화당후보에겐 『유신잔당 김종비이 민주화가 웬말이냐』는등 야유와 고함이 쏟아져 유세가 수차례 중단되는등 어수선한 분위기.

<반민정 연합전선 구축>

○…가악중학교에서 열린 서울송파을구 유세장에서는 야당후보들사이에 반민정당연합전선(?)이 형성돼 민정당후보연설을 집중공격.

그러나 민정당 박종남후보측은 연설전부터 대학생 수백명을 동원해 연단앞자리를 완전히 차지하고 플래카드·피깃을 휘둘러 야당측은 모두 옆으로 밀려났다.

4번째 연설순서인 박후보가 등단하자 미리 연설을 마친 민주당 김병태후보, 한겨레당 박용일후보, 평민당 김종완후보의 운동원들이 일제히 몰려들어 10여분간 『독재타도』를 외치고「5월의 노래」를 합창하면서 연설을 방해. 박후보측도 피킷을 휘두르며 구호를 외쳐 한때 분위기가 험했으나 충돌까지는 가지않았다.

<음료수 마시고 가세요>

○…합동유세가 시작되면서 유세장에는 금품살포가 현저히 줄어든 반면, 음료수대접등 현장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

l7일오후 서울서초동 신중국교에서 열린 서초을지구유세장에서 민주당 김덕룡후보측은 봉고를 동원, 음료수를 실어와 「미지근한 독재음료」드시지 마시고 「시원한 민주음료」들고 가시라』며 득표운동.

<67%가 동원학생들>

○…서울 청량중학교에서 17일 열린 동대문갑구 합동유세는 민정·민주후보가 경희대·외대교수출신, 공화후보가 고교이사장이어서인지 청중의 3분의 2정도가 동원학생들로 메워져 학교운동회를 방불.

첫연사로 민주당의 노승우후보가 나오자 주로 경희대학생들로 구성된 민정당 류종렬후보지지자들은 연단앞자리를 양보하고 뒤로 물러났으며 주로 외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민주당 노후보지지자들은 연설이 끝나자 다음차례연사 지지자들에게, 자리를 양보.

학생들은 훈련된 응원성구호가 너무 지나쳐 공화당의 이인근후보의 경우는 말이 끝날때마다 『이인근 기호 4번 이인근』을 외쳐대 연설중간부터는 청중속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16일 오후의 서울관악을구 첫유세에선 관내에 서울대를 끼고있는 탓인지 대학생 4백여명이 대거 참여해 유세장입구에서 대자보를 붙이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 눈길.

이들은 여야에 관계없이 자신들이 지지하는 「민중의 당」이외의 후보가 나설때마다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는데 마지막으로 민정당후보가 나서자 아예 퇴장한 뒤 유세장 뒤편에서 따로 모여 핸드마이크를 이용해 별도집회를 갖기도했다.

<야유·상호비방 없어>

○…폭력·야유·인신공격등으로 유세장이 심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서울중낭갑구 후보들은 「신사협정」을 맺고 모범적언 합동유세를 치러 선거관계자·참석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

l7일 면목국교에서 열린 중랑갑구 첫번째 합동유세장에는 이순재(민정) 유완형(민주) 이상수(평민) 박훈(공화) 황익수(무)씨 사이의 공명선거를 위한 후보자 협정에 따라 피킷등 불법선전물과 상대방 후보에 대한 야유나 상호비방이 거의 없어 청중들이 유세를 진지하게 들을 수 있는 흐뭇한 분위기가 조성.

유세끝까지 남아있던 이평민·유민주·박공화 후보들은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며 손을 맞잡고큰절을 하자 참석자들은 열띤 환호로 응답.

한 청중은 『언론이 이런 모범선거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일침.

○…일부 유세장에서는 후보의 운동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앞다투어 쓰레기 청소를 하며 유세장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미지 작전.

강서갑구 유세장인 신월국교에서는 이원종후보(민주), 이원배후보(평민) 자원봉사자들이 유세장 청소를 벌였고 관악갑구에서는 이상현후보(공화당), 강남을구에서는 이태섭후보(민정), 서대문갑구에서는 김상현후보(민주)지지자들이 유세장 뒷정리를 했다.

이같은 경쟁적인 청소작업은 각종 유인물등이 홍수를 이뤄 유세장이 쓰레기로 덮인데다 각후보들이 청소작업을 통해 참신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아이디어로 채택하고 있기때문.

그러나 대부분의 유세장은 유세가 끝난뒤면 쓰레기장으로 변해 학교등 장소제공측이 청소에 곤욕을 치르는 모습들.

○…일부 유세장에서는 후보및 지지자의 혈서까지 등장. 17일 대전동갑구 유세장에서 우리 정의당 최옥종후보(46)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왼손 두번깨 손가락을 칼로 베어 피를 홀려보이며 민주화투쟁을 다짐했고, 16일 인천남을구 유세장에서는 민정당 이강희후보 지지자인 국해주씨(54·노동)가 이후보의 유세가 끝난뒤 오른손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쓰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청중들은 이들의 과잉행동에 대체로 「딱하다」는 등의 반응으로 냉담한 표정.

○…서울성북을 유세장에서는 공화당 김유후보의 딸여섯이 횐 한복차림으로 나와 『우리아빠 좀 도와주세요』라고 쓴 피킷을 들고 전단을 나눠줘 눈길을 끄는 등 홍보전에 총력동원 양상.

<원색적 언어에 빈축>

○…17일 천안중앙국교서 열린 유세서 민주당 이승준후보가 전경환씨를 「개새끼, 미친동물」이라는 등 원색적표현을 써가며 공격하자 청중들은 『아무리 전씨가 나쁜 짓을 했더라도 「충청도양반」이 저런 말을 입에 담을수 있느냐』며 언짢은 반응들.

이후보의 연설도중 이후보운동원 1명이 돼지와 전경환씨 전두환전대통렁이 그려진 포스터2장을 연단옆에서 청중을 향해 들어보이자 선거관리위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촌극도.

한편 이날 첫연사로 등장한 민정당 성무용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운동장 한중간을 점거, 열렬히 환호를 올리던 성후보의 「박수부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청중들의 빈축을 사는 등 볼썽사나운 추태를 연출.

이때 2번째로 연설중이던 민주당 이승준후보는 『저사람들이 바로 보통사람들입니다』고 비난, 청중들이 박수를 치며 동조.

<새마을비리 단골손님>

○…유세장마다 「전경환씨의 새마을 비리」는 야당후보들이 여당을 공격하는 단골소재로 활용되고 있는데 강원도 태백시서 출마한 민주당 김진하후보는 16일 첫유세서 『새마을 비리는 제5공화국 비리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전대통령 전두환씨 부부를 즉각 구속하라』고 주장해 눈길.

<총선기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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