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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피해자 가족에 '밥한끼 드세요' …이상한 사과

중앙일보 2018.01.30 18:08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ㆍ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ㆍ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XX 학생 아버지 따뜻한 밥 한 끼 드세요. 김XX 학생 어머니 죄송합니다. 부디 재판장님 앞에 (제가) 죽는 모습 보시고 제발 따뜻한 밥 한 공기 드세요.”
 

검찰,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 사형 구형
최후진술서 처음에는 사과하다 이내 돌변
"검사가 날 때렸다"… 재판장에게 처벌 요구
변호인 "하지말라고 했는데 죄송하다" 사과

30일 오후 서울북부지법에서 형사합의 11부(이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이상한 최후진술을 늘어놓았다. 이날 검찰은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하고 성추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영학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지적능력이 평균보다 부족했으며 희귀병 ‘거대 백악종’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친구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학도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피해자 부모를 향해 ‘따뜻한 밥 한 공기 드시라’는, 이해하긴 어렵지만 나름의 사과의 말로 운을 뗐다. “일평생 피눈물 흘리며 학생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과도 잠시, 금세 돌변해 그는 검찰을 거세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는 “검사가 나를 때리려 하고 ‘가족들도 재판에 넘기겠다’고 협박했고, 눈물을 흘리면 ‘더러운 눈물 닦으라’며 휴지를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가 아내를 ‘창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 (조사실) 폐쇄회로TV를 공개하고 검사에게 책임을 지게 해 달라”고도 했다.
 
예상치 못한 이영학의 최후진술은 그의 국선 변호인도 당황케 했다. 이영학 측 국선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고 나서 검찰 측에 “제가 이영학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죄송하게 됐다”며 사과할 정도였다.  
 
피해자인 김양의 아버지는 이날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이영학의 기행을 지켜봤다. 그는 “이영학 부녀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해달라”고 말했다. 이영학은 피해자 아버지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지만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영학과 함께 동창을 유인하고 시신 유기에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 된 딸에게는 장기 7년에 단기 4년형을 구형했다. 소년법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ㆍ하한을 두는 부정기형을 선고한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할 수 있다.
 
이영학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1일 이뤄진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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