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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시민 배당 논란 “시민권리” 대 “노이즈 마케팅”

중앙일보 2018.01.30 16:22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의 불로소득 1800억여원을 시민들에게 배당하겠다”고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해 판교신도시 남단의 분당구 대장동 210일대 91만2000㎡를 택지로 공영개발해 5503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중 3681억원은 용지매입과 공원 조성 등에 쓰고, 나머지 1822억원을 시민에게 배당하겠다는 취지다.
 
야당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성남시의회 부의장인 자유한국당 소속 이상호 시의원은 “청년배당에 이어 시민수당까지 주겠다는 건데,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시가 살림을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지난해 판교 테크노밸리 매출이 80조원이고, 그중 상당수가 성남시 세수로 이어졌다. 그 돈을 기초소득 형태로 성남시민에게만 나눠주는 건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세금이 아니라 특혜를 환수한 불로소득이니 시민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①법에 저촉은 안되나=이 시장이 주장하는 시민배당은 1회성 배당이다. 성남시에서 이미 시행 중인 무상 산후조리원 사업 등은 지속사업으로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일시적인 성격의 시민배당은 이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의 자체 수익이나 예산을 아껴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은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②현실적으로 가능은 한가=문제는 현실 가능성이다. 시민배당을 집행하려면 관련 조례가 시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성남시 의회의 다수당은 자유한국당이다. 소관 상임위인 문화복지위원회도 한국당 4석, 더불어민주당 4석으로 동수라 상임위 통과부터 어렵다.
비슷한 성격인 성남시의 '무상' 시리즈 확대가 잇따라 무산되는 상태다.

 만24세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의 성남시 상품권을 주는 청년배당 사업을 만 16~18세로 확대하는 ‘청소년 배당’을 추진 중이지만, 29일 열린 상임위에서 찬반 4대4 동수로 부결됐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무상교복 사업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사업도 지난해 말 부결됐다.
 
③임기 말 전시행정?=이 시장은 출마 선언을 안 했다뿐이지 6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3월 15일까지는 시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임기가 40여일 정도밖에 안 남은 셈이다. 연구 용역을 거쳐 조례를 내기까지 일정이 빠듯하다. 
 설령 지급이 확정되더라도 실제로 지급되는 건 내년부터다. 정치권에서 “임기 말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고 공격하는 이유다.
 화두로 던진 것 자체를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나는 국가로부터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를 펴낸 하승수 변호사는 “미국 알래스카의 경우 보수 성향인 공화당 주지사가 기본소득을 도입했다.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진 것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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