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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북한 감독 바뀐 이유...13년간 북한 여자팀 이끈 리원선 감독 별세

중앙일보 2018.01.30 12:13
가운데 왼쪽에 정장을 입은 사람이 리원선 감독이다. [중앙포토]

가운데 왼쪽에 정장을 입은 사람이 리원선 감독이다. [중앙포토]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끌었던 리원선 감독이 작고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때문에 리원선 감독을 대신해 박철호(49) 감독이 지난 25일 북한 선수단(선수 12명, 보조인력 2명)을 이끌고 단일팀에 합류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25일 환영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박철호 감독에게 리원선 감독의 근황을 물었더니,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며 "지난해 세계선수권 때부터 상태가 안좋았고, 대회 이후 투병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선수 생활을 한 심의식 국군체육부대 감독은 "어제 협회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며 "1990년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리)원선이형을 처음 봤다. 선수 시절 때는 1년에 1~2번은 만날 수 있었다"며 "호텔에서 만나 농담도 나누면서 친해졌다. 하키 이야기도 나누고 사는 이야기도 나눴었다"고 말했다. 
 
리원선 감독은 북한 아이스하키의 상징적인 존재다. 선수 시절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기술상을 세 차례 받고 아시아 최우수선수로 두 차례 선정된 경력이 있다. 심의식 감독은 "당시 북한 남자팀이 삿포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미국을 꺾었다. 당시 멤버가 좋다보니 북한 정부의 지원도 좋았다.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밝혔다. 
 
리원선 감독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줄곧 북한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한국 선수들과도 살갑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세계선수권 당시에는 평창올림픽 조직위 직원에게 "우리는 친구"라고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심의식 감독은 "작년 세계선수권 때 1995년 이후 22년 만에 원선이형을 만났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 '형님,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봬요'라고 말씀드렸는데, 리원선 감독이 '일없으면 다음에 보겠지'라고 답했다"며 "살이 쪽 빠지고, 머리숱이 많이 없어져 걱적했는데...본인도 몸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총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 12명과 지원 2명, 감독1명으로 구성됐다. 남북 단일팀은 합동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 뒤 2월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첫 실전 경기를 치른다. 평창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다.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총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 12명과 지원 2명, 감독1명으로 구성됐다. 남북 단일팀은 합동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 뒤 2월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첫 실전 경기를 치른다. 평창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다.

 
리원선 감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북한은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아이스하키협회 사무처장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박철호 감독이 여자 선수들을 이끌게 됐다. 박 감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2009∼10년 북한 20세 이하 남자 청소년대표 감독을 지냈고, 2012∼16년에는 남자 성인팀을 맡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따르면 박철호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세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의 지시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면 직접 스틱을 잡고 시범을 보일 정도로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코치진과 회의에서 대화도 잘 통하고 서로 협조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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