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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코리아' 아이스하키 단일팀, '스마일 재팬'과 운명의 한일전

중앙일보 2018.01.30 09:23
일본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별명은 스마일 재팬이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패배한 뒤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붙은 닉네임이다. 일본여자아이스하키는 세계 9위다. [사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페이스북]

일본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별명은 스마일 재팬이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패배한 뒤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붙은 닉네임이다. 일본여자아이스하키는 세계 9위다. [사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페이스북]

 
지난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 북한의 주장 진옥(28)선수를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생일 케이크 앞에서 축하 노래를 불렀고, 진옥은 케이크를 잘랐다.  
 
지난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 북한의 주장 진옥(28)선수를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생일 케이크 앞에서 축하 노래를 불렀고, 진옥은 케이크를 잘랐다. [사진 대한체육회]

지난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 북한의 주장 진옥(28)선수를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생일 케이크 앞에서 축하 노래를 불렀고, 진옥은 케이크를 잘랐다. [사진 대한체육회]

 
남북 선수들은 28일부터 4~6인용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다. 만 나이를 따지며 서로 언니라고 말하며 웃고, 떡볶이를 나눠 먹기도 했다.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했는데 28일 첫 합동훈련에서는 라인(5명)마다 북한 선수 1명이 투입돼 호흡을 맞췄다.
 
남북 선수들은 28일부터 4~6인용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다. 만 나이를 따지며 서로 언니라고 말하며 웃고, 떡볶이를 나눠 먹기도 했다. [사진 대한체육회]

남북 선수들은 28일부터 4~6인용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다. 만 나이를 따지며 서로 언니라고 말하며 웃고, 떡볶이를 나눠 먹기도 했다. [사진 대한체육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남과 북의 하키 용어가 다른 점을 고려해 영어·한국어와 북한식 표기를 함께 적은 용지를 선수들에게 나눠 줬다. 한국어로 '원타임 슛'은 북한 용어로 '단번에 쳐넣기'다. '박스아웃'은 '문밖으로 밀어내기', '골리 글러브'는 '잡기 장갑' 등이다. 양승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올림픽단장은 "남과 북의 용어가 다르긴 하지만 알아듣지 못할 외계어는 아니다. 서로의 용어를 익히며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아이스하키계 관계자는 "같은 운동을 하는 젊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금방 섞였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한체육회]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한체육회]

 
전세계 언론들이 단일팀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팀 코리아' 단일팀과 '스마일 재팬' 일본과 맞대결은 평창올림픽 빅매치로 꼽힌다. 조별 리그 B조에 배정된 단일팀은 스위스·스웨덴·일본과 차례로 맞대결한다. 단일팀은 특히 2월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일본과 예선 마지막 경기인 3차전을 치른다. 한국과 북한·일본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얽혀 있어 이 경기에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20일 일본 삿포로 츠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과 일본의 경기. 조수지가 슛을 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지난해 2월 20일 일본 삿포로 츠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과 일본의 경기. 조수지가 슛을 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단일팀은 일본보다 '두 수' 아래다. 인프라부터 차이가 크다. 일본 여자 아이스하키 등록선수는 2587명이지만 한국은 319명에 불과하다. 한국여자아이스하키는 실업팀 하나 없이 국가대표가 유일한 팀이다. 일본은 실업팀만 1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랭킹에서도 한국은 22위, 북한은 25위다. 일본은 9위다. 아이스하키에서 세계랭킹 10계단 이상은 엄청난 차이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고, 북한은 단일팀 자격으로 뒤늦게 가세했다. 반면 일본은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에는 총 8개국이 출전한다, 개최국과 세계랭킹 상위 1~5위(미국·캐나다·핀란드·러시아·스웨덴)는 자동출전했다. 나머지 2팀은 지난해 2월 최종예선 통해 결정됐다. 일본은 최종예선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을 연파하고 D조 1위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일본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고,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자력진출했다. 
 
소치 대회 당시 일본팀의 별명은 '스마일 재팬'이었다. 패배한 뒤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붙은 별명이다. 일본 선수들은 링크에 벌러덩 드러눕는가 하면 몸으로 오륜기를 만들며 사진을 찍었다. 외신들은 "올림픽의 사랑스러운 패배자"라고 칭찬했다. 그렇다고 약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은 당시 스웨덴(0-1)과 러시아(1-2)에 각각 1점 차로 석패했다.  
 
일본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사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페이스북]

일본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사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페이스북]

 
한국은 2007년 창춘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0-29 참패를 당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는 0-3으로 졌다. 한국은 지금까지 일본과 7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고작 1골을 넣고 무려 106점을 내줬다. 아시안게임 한일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아이스하키계 관계자는 "스코어는 0-3이었지만 내용상으로는 차이가 더 컸다. 일본은 마치 유럽 프로축구처럼 정교한 패스를 한다.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위치 선정도 좋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신무광 씨는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2030세대 단일팀 구성 찬반 여론조사'까지 보도하는 등 단일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본 선수단은 단일팀 구성에 덤덤한 모습이다"고 전했다.  
 
야마나카 다케시 일본 감독은 일본 데일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 오사와 지오 역시 "북한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린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됐다"고 했다. 북한선수가 가세하더라도 단일팀 전력이 일본보다 떨어진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난해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 "일본을 꼭 이기고 싶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양승준 단장은 "남북이 힘을 합해 한발 더 뛰는 투혼의 하키를 펼친다면 승산이 아예 없는건 아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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