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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실태조사 결과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더라”

중앙일보 2018.01.30 06:54
데이트폭력을 당하고서도 상대방과 결혼한 여성 5명 중 1명이 가정폭력에 시달린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연합뉴스]

데이트폭력을 당하고서도 상대방과 결혼한 여성 5명 중 1명이 가정폭력에 시달린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연합뉴스]

데이트폭력이 결혼 후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 결과
데이트폭력 피해자 절반이 상대와 결혼,
결혼하면 17% 가정폭력에 시달려

30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데이트폭력 피해를 파악하고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처음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 데이트폭력을 당하고서도 상대방과 결혼한 여성 5명 중 1명이 가정폭력에 경험했다는 응답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서울에 사는 20세 이상 60세 이하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더니 88.5%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중 46.4%는 상대방과 결혼했고, 이 중 17.4%는 가정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의 유형 중 성적 폭력으로는 ‘내가 원하지 않는데 얼굴, 팔, 다리 등 몸을 만짐’(44.2%),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 엉덩이 또는 성기를 만짐’(41.2%) 항목의 응답률이 높았다. 원치 않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었다는 경우도 13.8% 있었다.
 
행동을 통제하는 유형의 데이트폭력을 당한 경우 ‘누구와 있는지 항상 확인했다’가 62.4%로 가장 많았고 ‘옷차림 간섭ㆍ제한’이 56.8%로 뒤를 이었다. 언어ㆍ정서ㆍ경제적 폭력은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고(42.5%)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너 때문이야”이라는 말을 한다(42.2%)는 사례가 많았다.  
 
신체적 폭력은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잡는 경우가 35%로 가장 많았다. ‘심하게 때리거나 목을 조름’(14.3%), ‘상대의 폭행으로 인해 병원 치료’(13.9%), ‘칼(가위) 등의 흉기로 상해’(11.6%) 등 폭력의 정도가 심한 경우도 10%를 넘었다.
 
여성들은 데이트폭력을 당하고서도 절반 이상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폭력을 겪고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9.1%에 그쳤다. 헤어졌다는 응답이 20.6%, 가족ㆍ친구 등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는 응답은 19.7%였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고나 고소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피해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거나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지원 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나왔다.
 
여성들은 데이트폭력의 원인으로 ‘가해자에 대한 미약한 처벌’(58.7%), ‘여성혐오 분위기 확산’(11.9%)을 꼽았다. 데이트폭력 예방을 위한 정책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 강화’(73%)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다.
 
서울시는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 전화(☎ 02-1366)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의료비와 법률 지원을 하고, 치유 회복도 돕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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