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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밤 트럼프 국정연설 발표…어떤 메시지 나올까

중앙일보 2018.01.30 06:00
30일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30일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30일 오후 9시(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31일 오전 11시다. 

WP “트럼프, 이민·일자리·사회 인프라·무역·안보 거론할 것”
역대 미 대통령들 전시 땐 외교 강조, 평시엔 내치에 방점
빌 클린턴은 경제·복지 강조, 조지 W 부시는 '악의축' 언급

그의 연설 주제는 ‘안전하고 강하며 자랑스러운 미국 건설’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두교서를 통해 이민·일자리 및 경제·사회기반시설(인프라)·무역·안보 등 크게 다섯 가지 부문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원칙도 강조할 계획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가안보 정책에 있어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하고 정제된 언어를 쓸 것으로 예측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두교서는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 등과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썼던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보다는 두 달 뒤인 11월 방한 당시 국회에서 한 연설과 어조가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시험하지 마라’며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약 35분의 연설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18번의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으로 떠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시험하지 마라’며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약 35분의 연설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18번의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으로 떠났다.

 
당시 트럼프는 북한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북한 핵 활동을 저지하는 목적의 국제적 협력을 촉구하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이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을 했는데, 여러분은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언을 그 렌즈를 통해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이민 불균형 해소와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는 동시에 감세 효과를 역설하면서 초당파적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그는 애국심으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통령들, 전시엔 외교, 평시엔 경제·복지 강조
 
미 정계에서 연두교서는 예산교서·경제교서와 함께 3대 교서로 꼽히는 전통적 행사다. 매년 1~2월 중 대통령이 내정·외교 현황을 설명하고, 필요할 땐 의회에 입법 권고까지 한다. 연두교서의 내용은 자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주로 담겼지만 세계를 향할 때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전임 대통령들은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비롯한 전시에는 외교 대책을 강조했고, 평시에는 경제 불평등을 비롯한 자국 문제를 많이 거론했다는 특징이 있었다.
 
제임스 먼로 미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 미 5대 대통령.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대외적 주목’을 처음으로 받은 건 1823년 제임스 먼로 5대 대통령이 '먼로주의(고립주의)'를 선포했을 때다. 이는 “아메리카 대륙은 더 이상 유럽 식민 지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외 선언이었다.
이 연설은 추후 미 외교 정책의 분수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캘빈 쿨리지·허버트 후버·존 F 케네디 등 후임 대통령이 많이 인용하는 등 미 외교사(史)상 가장 길게 이어진 대외 정책이 됐다.
 
1차 세계대전 발발 당시 대통령이었던 우드로 윌슨은 1918년 연두교서에서 민족자결주의가 핵심인 ‘평화원칙 14개조’를 제창했다. 여기에는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외부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평화원칙 14개조를 제창한 미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

평화원칙 14개조를 제창한 미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

 
평화원칙 14개조는 핍박받는 전세계 민족에게 독립의 희망을 불어넣었다. 한국에서는 3·1 독립운동이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미소 냉전(1945~89년) 이후 대통령들은 나라 내부의 문제에 집중했다. 빌 클린턴은 집권 8년 간 연두교서 대부분을 경제·교육·복지를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그 사이 ‘외부의 적’인 소련에서는 공산 체제가 붕괴되고 있었다.
 
연두교서 발언이 강경하게 돌아선 건 조지 W 부시 때다. 집권 초인 2001년 9·11 테러가 터지자 부시 대통령은 다음해인 2002년을 ‘전쟁의 해’로 선포했고, 북한·이라크·이란을 ‘악의 축’으로 거론했다. 2003년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다.
 
◇과거 연두교서는 한국전쟁 등 언급…오바마는 한·미 FTA 비준 촉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미 연두교서에는 한국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주로 한국전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치·경제 현안을 둘러싸고서다.
한국전쟁(1950~53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51년 연두교서에서 “한반도에서의 도발은 러시아 공산주의 독재 정권이 세계를 독차지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공산주의 압박에 맞서 싸움으로써 한반도를 노예 상태(slave state)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래 들어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3년째인 2011년 연두교서에서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촉구했다. 당시 그는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자들과 약속을 지킬 것이다. 이것이 한국을 포함한 파나마와 콜롬비아와 FTA를 체결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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