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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론 낸 한국당 … “개헌 협상 선도” 방향 바꾸나

중앙일보 2018.01.30 01:30 종합 10면 지면보기
자유한국당이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양인재개발원에서 2월 임시국회에 대비하는 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염동열 최고위원(왼쪽부터)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양인재개발원에서 2월 임시국회에 대비하는 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염동열 최고위원(왼쪽부터)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희는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다. 야당으로서 체질 전환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이한 의식에 젖어 있지 않은지 처절한 자성이 필요하다.”(김성태 원내대표)
 

연찬회서 권력기관 개편 등 논의
여권 지지율 하락 틈타 방향 전환
선거 연령 하향에도 앞장서기로
홍준표 “선거 끝나도 난 안 사라져”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고 정책정당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나섰다. 암호화폐·남북 단일팀 등으로 여권의 지지율 하락 틈새를 노린 방향 전환이다.
 
한국당은 이날 경기 고양시 동양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연찬회에서 당의 명운이 걸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반성과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의원들에게 “우리가 국정농단 세력이란 비난을 들어왔지만, 곧 그런 세력들과 절연하고 새로운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여의도연구원(한국당 싱크탱크)의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올라갔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며 “야당은 지지율 25%만 되면 선거를 해볼 만한데 이 수치는 넘어섰다. 5월이 지나면 박빙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연찬회에선 2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이 될 개헌·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특강자로 나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장영수 교수는 “개헌의 핵심은 기본권·지방분권 강화가 아닌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할 권력구조 개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연찬회를 마친 뒤 “권력구조·선거구조·권력기관 개편은 ‘패키지 처리’하겠다는 인식으로 개헌 협상을 선도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회개혁 정당으로서 선거연령 하향 등에도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당은 여권의 개헌을 ‘관제 개헌’ ‘땡처리 개헌’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구체적인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구체적인 안을 만들지 못해 “대안 없는 발목잡기 행태”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하지만 앞으론 능동적으로 개헌논의를 이끌겠다는 의미다. 또 장제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한국형 FBI(경찰수사청) 창설을 골자로 한 ‘검·경 민주화 방안’을 권력구조 개편안으로 제시했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가 이 정도로 실책을 범했으면 제1야당인 우리 당 지지율이 40%는 돼야 정상인데, 유의미하게 오르지 않았다. 단순 비판을 넘는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날 연찬회에선 ‘대안 야당’의 면모가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지역 맞춤형 정책홍보전략을 마련해서, 홍보콘텐트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또 홍문표 사무총장은 “생활정치는 중산층과 서민을 지키는 시작”이라며 “지방선거가 끝나도 홍준표 대표가 일주일에 한 번은 현장으로 나가야 정책 실천 정당으로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 공천때 청년 후보에겐 20점 가점을 주기로 했다. 반발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젊은 층을 잡으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홍 대표는 “극히 일부에선 ‘지방선거 패배하면 홍준표 물러나고 우리가 당권을 쥔다’는 사람도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나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일축해,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연찬회엔 117명 한국당 의원 중 90여 명이 참석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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